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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린

가슴 속 깊이 누구나 비밀 하나쯤은 있다.
그것이 오빠라 부르는 남자를 사랑하는 것이라 해도.

윤지후

10년 만에 돌아온 한국에서 첫눈에 반한 여자가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동생이라는 이름으로 지켜줘야 할 대상이 되어버렸다.
원수의 딸이라는 장벽도 가뿐히 뛰어넘어 그녀를 향한 사랑을 멈출 수 없는 남자.

-본문 중에서-

“네 친동생으로 생각해라. 새겨들어.”
윤 회장이 호령하자 굳어진 지후는 대답 없이 걸음을 옮겼다. 피 한 방울 안 섞인 여자애입니다. 지후의 얼굴은 한껏 굳어져 버렸다. 안 그러셔도 그러려고 마음먹었습니다.
5살 작은 아기 새처럼 날아든 여자 아이, 성가시다 외면하려 해도 자신에게 품어 달라 안겨들어 난처하게 만들더니 결국은 가슴 한가운데 들어앉아 버렸다. 지후는 입술을 깨물고 닫힌 서재를 노려보았다. 그런 사랑스런 아이를 여자로 보지 않을 겁니다. 친동생 이상으로 아껴주고 지켜줄 겁니다. 할아버지가 누누이 강조하셨던 그 친동생 말이죠.
“그런데 제 심장이…… 싫다 그럽니다. 어떡하실래요…….”
닫힌 문을 바라보며 중얼거린 지후는 씁쓸한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