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청에서 주최하는 연말파티에 참석하고 돌아오겠다는 현우는 밤 12시가 다 되어 가도록 오지 않고 있었다.'수하는 오피스텔 유리창 아래로 보이는 서울의 야경을 바라보며 지난 1년 동안 현우와의 사랑을 떠올렸다. 톱스타 강현우를 사랑하는 것, 그것은 얼마나 많은 것을 수하에게 감수하게 하는지 몰랐다. 다른 연인들처럼 환한 대낮에 손을 잡고 거리를 거닐지도 못하고 이런 연말에 그와 함께 파티에 참석하고 싶지만 그러지도 못한다. 그것 외에 수하가 강현우를 만나면서 감수해야 할 것은 수천 가지도 더 되지만 그런 모든 걸 감수할 정도로 수하는 그에게 빠져 있었다. '“사랑해요.”'저절로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왔다. 연말이어서 흥청거리는 도시는 화려한 불빛 아래서 눈부셨지만 왠지 위태로워 보였다. 수하는 현우와 자신의 사랑도 저 도시처럼 위태로운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문득 스치고 지나갔다. 왜 그런 생각이 드는지 알 수 없었지만 10시까지 오겠다던 현우가 늦어지면서 자꾸만 불안해졌다.'“민수하!” '유리창을 등지고 수하는 돌아섰다. 내내 보고 싶었던 그가 흐트러진 모습으로 눈앞에 서 있었다. '이 남자는 어떻게 이렇게 흐트러져 있는데도 이토록 섹시할까?'수하는 가슴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언제 온 거예요?”'“방금 전.”'“기척을 내죠.”'“당신 뒷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잠시 감상을 했지.”'그가 다가서며 수하를 안자 술 냄새가 코끝으로 스며들었다.'“술 많이 마신 거예요?”'그를 떼어내며 수하는 걱정스럽게 물었다.'“조금.”'그의 얼굴은 어두워 보였다.'“뭐, 안 좋은 일 있어요?”'“아니.”'그렇게 대답하곤 그는 소파에 널브러지듯 앉았다. 수하는 주방으로 가 꿀물을 타면서 그를 바라봤다. 아무렇게나 앉아 있는 그의 모습은 숨이 멎을 만큼 관능적이었다. 그에게 늦어진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그의 태도가 평소와 달라 물을 수가 없었다. '꿀물이 든 컵을 들고 가 수하는 그에게 내밀었다. '“마셔요. 속이 좀 풀릴 거예요.”'그가 말없이 받아 마시는 것을 보며 수하는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등허리를 훑고 지나갔다. 컵을 탁자에 놓으며 그가 수하의 손목을 잡아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엉겁결에 끌려가 그의 품에 안긴 수하는 그대로 소파에 등을 댄 채 그의 키스를 받았다. '강열한 틈입과 함께 힘차게 미끄러져 들어온 그의 혀가 입술 안을 점령하더니 수하의 혀를 잡아채 휘감았다. 뜨거운 혀가 자신의 혀를 휘감고 빨아 당기자 온몸이 그에게 빨려들어 갈 것 같았다. 그의 혀를 받아들이며 수하는 자꾸만 불안했다. 그녀를 안은 그의 손길이 다른 때와 다르게 차가웠기 때문이었다.'수하는 불안을 떨치기 위해 그의 목덜미에 두 팔을 감고 꽉 잡았다. 그렇게 하면 자신을 엄습하는 불안을 떨쳐낼 수 있다는 듯이. 그 순간 거센 손길에 머리가 젖혀지고 그의 혀가 거칠게 다시 밀려들어왔다. 수하는 그의 난폭한 입술을 가까스로 받아들였다.'거친 혀가 민감한 입천장을 핥고는 목젖까지 깊이 들어왔다. 쾌감으로 발끝부터 전율이 퍼져 나가며 온몸이 떨렸다. 이러니 수하는 도저히 그의 키스를 거부할 수 없는 것이다. 짜릿한 전율이 연이어 전신을 타고 흐르자 수하는 숨을 몰아쉬며 헐떡였다.'탐욕스럽게 핥고 빨아 당기는 혀의 놀림은 절묘하게 감각을 들쑤셨다. 한참을 입술을 철저하게 탐하던 그의 혀가 목덜미를 타고 내려와 가슴까지 내려왔다. 아찔한 느낌이 전신을 쑤셔대고 있었다.'허벅지에 뭉쳐 있던 긴장감이 사라지며 저절로 다리가 벌어졌다. 벌어진 다리 사이를 그의 하체가 파고들었다. 허벅지에 불이 붙는 것 같아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허리를 휘며 자신도 모르게 바짝 몸을 밀착시켰다. '그 순간 두꺼운 양탄자가 깔린 바닥에 그가 거칠게 수하를 쓰러뜨렸다. 수하는 등에 와 닿는 푹신한 감촉에 순간 침대에 눕혀진 듯한 착각에 빠져들었다.'그의 손이 벌려진 다리 사이로 불쑥 들어왔다. 그 순간 수하는 그의 손을 잡아챘다.'“내 눈을 똑바로 보고 말해요!”'그가 수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무슨 일이 있는 거죠?”'그 순간 그의 눈동자에 냉기가 어렸다.'“말해 봐요.”'그가 수하의 몸에서 일어나 앉으며 입을 열었다. '“우리 그만 헤어지자.”'수하는 순간 얼어붙어 버렸다. '“다시 한 번 말해 봐요.”'“우리 그만 헤어져!”'수하는 가만히 그를 쳐다봤다.'“정말 나와 헤어지고 싶어요?”'“그래!”'수하는 그를 쏘아봤다.'“정말 나와 헤어지고 싶어요?”'“응!”'수하의 입매가 차가워졌다. '“알겠어요. 그만 가겠어요!”'그가 거칠게 수하의 손목을 잡아당기며 벽으로 밀어붙였다.'“놔요! 우린 이제 애인도 뭐도 아니에요! 그러니까 당신이 날 만질 이유 없어요!” '그는 수하의 말에 아랑곳없이 치마를 들치고 허벅지 안으로 자신의 손을 깊이 미끄러뜨렸다. 수하는 거칠게 그의 손목을 잡고는 차갑게 말했다.'“그만둬요! 당신이 날 만질 이유가 없다고 했잖아요!”'그가 서늘한 눈으로 말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내 손이 닿는 걸 좋아했잖아!”'“그건 당신 말을 듣기 전이죠. 난 지금 당신 손길이 닿는 것이 끔찍하도록 싫어요!”'그의 눈동자에 섬광이 일었다.'“끔찍하도록 싫다고? 뜻밖인데 당신이 그런 말을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말할 수 있다는 게 말이야!”'그가 턱을 들어 올려 키스를 했다. '“무슨 짓이에요!”'버둥거리자 그가 입술을 떼며 악마 같은 미소를 지었다.'“이별의 키스야!” '그의 말에 수하는 흠칫했다.'“마지막인데 그 정도는 해줘도 되잖아!”'그러곤 그는 게걸스럽게 키스를 했다. 그녀가 거칠게 반항했지만 그는 집요하게 입술을 흡착시키며 그녀의 입술을 벌린 채 밀고 들어와 난폭하게 탐닉했다. 거칠면서도 아찔한 혀가 휘저어대는 쾌감에 수하의 상체가 저절로 그의 몸에 밀착되었다. 수하의 입술을 거칠게 물어뜯고 핥던 그가 한 손을 내려 수하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물컹한 가슴이 잡히자 그가 이성을 잃어버린 듯 거칠게 수하의 입술에 키스를 퍼부었다. 그는 난폭하게 수하의 옷을 벗겨내며 가슴을 애무하고는 강하게 움켜쥐고 주물렀다. 손가락 끝으로 유두를 만지고 자극하면서 다른 손은 아래로 내려 촉촉하게 젖은 여성 안으로 밀어 넣었다. 손가락으로 안을 휘저으며 애무하자 수하는 황홀경에 찬 신음 소리를 내고 말았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