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끼이익!”'빠른 속도로 달려오던 차들이 거친 마찰음을 길게 끌면서 멈춰 섰다. '벌컥벌컥 차 문이 열리자, 차 안에서 검은 양복을 입은 건장한 사내들이 튀어나왔다.'새벽 1시, 인적이 드문 서울 외곽의 한적하던 도로가 삽시간에 검은색의 차들과 검은 양복을 입은 사내들로 채워졌다. 갑자기 그곳은 살인과 폭력의 냄새로 넘쳐나기 시작했다.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세력다툼을 벌이고 있는 두 거대 조직인 ‘한성’ 과 ‘천우’'일정거리 이상을 다가오지 못하고 두 개의 거대조직인 ‘한성’ 과 ‘천우’ 의 조직원들은 서로를 경계하면서 대치 중이었다. 마치 스위치만 누르면 그대로 폭발해 버릴 다이너마이트처럼.'서로의 빈틈을 노리면서 한 치의 틈만 보이면 그 즉시 공격이 시작될 판이었다. '모두가 숨죽이며 공격의 심호흡을 가다듬고 있을 때였다.' “잠시 비켜나 있어.”'뒤에서 들려오는 한 남자의 목소리에 한성의 조직원들은 일제히 양쪽으로 갈라섰다. '마치 홍해바다가 갈라지는 것처럼. '잠시 후 누군가가 뒤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한성 진영에서 등장한 한 남자의 모습에 천우 진영이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했다. ' “난 한성의 보스다. 천우의 보스는 어디에 숨어 있나?”'국내 최대 조직이라는 한성의 보스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늘씬하고 훌쩍 큰 키에 등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 그리고 조직원들의 유니폼이라고 할 수 있는 검은색 양복이 아니라 새하얀 실크셔츠에 흰색 바지차림이었다. ' “보스, 여기에 앉으십시오.”'‘한성’ 조직원 중 한 명이 재빨리 의자를 준비하자, 태빈은 나른하고 우아한 자세로 의자에 앉았다. 모델 같은 모습으로 거만하게 앉아있는 한성의 보스를 사람들은 감탄어린 시선으로 쳐다보고 있었다.'보통, 조직의 보스라고 하면 40대 후반의 나이에 무서운 인상을 가진 덩치 큰 체구의 모습을 상상할 것이다. 그런데 서열 1,2위를 다투는 한성의 보스가 패션모델 같은 외모에, 20대 초반 정도의 젊은이라는 사실에 천우조직원들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들이었다.' “이건 뭐야?”'잠시 후 들려오는 걸쭉한 남자의 목소리에 천우조직원들은 정신을 차리고 양쪽으로 갈라섰다. 보통 사람들의 고정관념에 딱 어울리는 보스의 모습을 한 천우의 보스가 어슬렁거리며 앞으로 나왔다.' “완전히 어린애잖아?”'천우의 보스 김근우가 한성의 보스를 향해 히죽거리며 입을 열다가 순간 얼어붙었다. 가까이서 본 한성의 보스는 전혀 애송이처럼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절대강자에게서나 볼 수 있는 특유의 날카롭고 오만한 시선, 그리고 사람의 오금을 저리게 만드는 잔인하고 강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