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두 사람의 결합이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만나 하나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요즘은 집안과 집안의 만남이라고도 한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밑바탕에 단단한 믿음과 사랑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결혼은 사막과 같은 것이다. 사막의 변화무쌍한 날씨를 예상하지 못하듯, 결혼생활도 앞날을 예상하지 못한다. 격한 모래바람이 불 듯 싸우는 날이 있으면 하하 호호거리며 사는 날도 있다. 이런 날들을 겪다 보면 두 사람의 사랑과 믿음이 더 단단해질 것이다. '결혼이라는 의미를 잘 알지 못하는 두 사람이 있다. 많은 의미를 모른 채, 두 사람은 신성하고 아름다운 결혼이라는 이름 아래 맺어지려 하고 있다. ' '호텔 앞에는 그야말로 기자들이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쉴 새 없이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리는 기자들의 손놀림은 빨랐다. '남녀노소를 불문한 많은 연예인들이 오늘 이 자리에 온 이유는 단 하나였다. '해외에서도 많은 찬사를 받고 있는 이수한과 요새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유소라의 결혼식이 있기에 많은 연예인이 축하해주기 위해 온 것이었다. ' '신부대기실 안에는 소라가 순백의 하얀색에 연한 분홍빛이 살짝 감도는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보일 듯 말 듯 탐스러운 가슴을 살짝 드러내고 있었다. 가슴골이 살짝살짝 보이는 게 오히려 더 야하고 섹시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했다. '드레스는 그야말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딱 좋은 드레스였다. '“축하한다. 잘 살아라.” '동혁은 연기자로 소라와는 친한 친구였다. 여자들만 모인 신부대기실에서 유일한 남자였다. 그는 약간 멋쩍은 듯 자신의 머리를 살짝 만지면서 들어와 소라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먼저 전했다. '“예쁘네. 결혼 안 한다고 할 줄 알았더니 용케 결혼은 한다.” '“왜? 그래서 불만이야?” '“불만은. 네 성격에 결혼한다니 그거야말로 기적이지. 정말로 수한 형이랑 너랑 결혼 두 번만 했다가는 아주 기자들 발바닥에 땀나다 못해 손가락에 경련이 일어나겠더라. 어찌나 쉴 새 없이 플래시를 터트리는지.” '본래 기자들을 싫어하지만 오늘 같은 날 공인이니 어쩌겠냐만 기자들의 쉴 새 없는 질문에 그야말로 진땀을 빼야 했던 동혁의 푸념 아닌 푸념에 소라가 웃으며 물었다. '“왜, 언니랑 같이 안 오고 따로 와?” '“누나는 나랑 들어오면 사진 더 많이 찍힐 거라고. 나중에 혼자 들어온대.” '“사실은 언니 혼자 독사진으로 찍히고 싶어서 그런 거 아냐?” '“아마도. 그럴 거야.” '그때, 소라에게 다가온 동혁이 그녀의 귓가에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 여자 신경 쓰지 말고 결혼해. 그 여자 미국에서 사라졌대.” '“정말이야?” '“응. 미국 떠난 거 확인했어.” '“그럼, 어디로 간 거야?” '“일본으로 갔다는 거 같던데? 자세히는 모르겠어.” '“고마워. 괜히 나 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