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었어요. '어둑한 공장 안이었는데, 피부를 적실 듯 습한 공기 속에서 무거운 것이 떨어져내리는 소리가 계속해 들려왔어요. 전 천정에 매달린 공중 다리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지요. '목과 팔, 허리 밑 없이 가슴만 남은 시체가 커다란 벨트로 실려 나와요. 공중 다리 밑까지 옮겨져 온 그것들 위로 상자 같은 것이 내려가 하나씩 덮었다 올라가요. 그러면 사지 잃은 가슴은 곧 살이 녹아 흘러버리고 뼈만 남아요. '끊임없이 실려 나오는 그것들을 지켜보던 전 갑자기 차가운 돌바닥에 내팽개쳐져요. 피 흥건한 바닥에 저항치 못하고 미끄러져 가면 검은 가죽구두가 보여요. '전 천천히 고개를 들지요. '그러면 바람 한 점 없음에도, 어깨 위 맨틀을 거세게 휘날리고 있는 남자가 투구 속 검청빛 눈동자로 절 내려다보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