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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광마 6권
자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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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광마 6권
지은이/ 자망
발행인/ (주) 삼양씨앤씨
책임편집/ 편집부
펴낸 곳/ (주) 삼양씨앤씨 - 드림북스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봉은사로114길 28, 광성빌딩 7층
대표전화/ 02-980-2116
블로그/ blog.naver.com/dreambookss
신고번호/ 제2017-000030호 신고일자/ 2017년 12월 19일
등록번호/ 831-88-01041 등록일자/ 2017년 12월 20일
ISBN 979-11-7306-317-6 (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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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第一章
第二章
第三章
第四章
第五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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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一章
출발은 순조로웠다.
일행의 선두에 선 백리화가 이곳저곳 석벽을 더듬거리자 두꺼운 석문이 거친 소리를 내며 옆으로 조금 밀려났다.
그그그그극.
비동의 입구가 개방된 것이다.
척 보기에도 비좁은 통로.
칠흑 같은 어둠은 그곳으로의 발걸음을 절로 주춤하게 만들었다.
스윽.
하지만 백리화는 이도 예상했다는 듯 행낭 속에서 야명주(夜明珠)를 꺼내었다.
물론, 주먹만 한 크기인지라 주변을 환하게 밝힐 정도는 아니었다.
그저 한 치 앞을 내려다볼 수 있게 해주는 정도였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뚜벅.
그녀는 이번에도 앞장서서 일행을 이끌었다.
“저만 따라오세요. 제가 밟은 곳을 그대로 밟으셔야 해요.”
뒤편의 일행들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는 백리화.
“사방에 기관진식(機關陣式)과 기문진법(奇門陣法)이 설치돼있어요.”
그녀의 말에 누구도 토를 달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그녀는 기관진식에 조예가 있었다.
조총을 손수 개조할 정도의 솜씨는 결코 가볍게 볼 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사전에 접한 정보를 토대로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갔다.
스으윽.
백리화의 모습이 어둠에 가려 흐릿해졌고.
“…….”
행여라도 그녀를 놓칠세라 나머지 일행은 그 뒤를 조심히 쫓아갔다.
자박.
줄줄이 늘어선 백천 일행은 천천히 벽안신투의 비동 속으로 걸음을 떼었다.
만약, 내가 발을 잘못 디디면 어떻게 될까?
그런 의문이 들기는 했지만, 어느 누구도 이를 시험해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진법에 갇혀 영영 빠져나오지 못하는 둥.
사방에서 화살과 창칼이 쏟아지는 둥.
신투의 비동인 만큼, 이곳에 설치된 기관이나 진법이 얼마나 악랄할지는 겪어보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주위의 기운이 어그러져 있군.’
단연 백천도 매한가지였다.
‘제갈세가의 파라마천진(爬羅魔天陳)이라고 했던가? 진의 효과 자체는 그보다 못한 거 같지만, 이것도 꽤 나름…….’
제갈세가의 비전인 삼대진법처럼 세상에는 이름이 널리 알려진 진법이 여럿 있었다.
마라대살진(魔羅大殺陣).
십간무망진(十干无妄陣).
천문금쇄진(天門金鎖陣) 등이다.
이 진들은 그 하나하나가 쉽게 깨트릴 수 없는 복잡한 구성과 터무니없는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단언컨대 신투의 비동에 깔린 이것도 그 유명한 진법들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 종류의 진법 같았다.
‘흐음.’
당장 백천으로서도 순순히 백리화를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일전에 파라마천진을 깨트린 것처럼 진법 자체를 힘으로 찍어 눌렀다간 십중팔구 동굴이 무너질 터였다.
달리 말해 주변 환경을 십분 활용한 비동의 진법은 절대로 무시할 만한 물건이 아니었다.
터벅.
덕분에 제법 시간이 지체되었다.
“후우. 이제 괜찮아요. 여기가 생문(生門)의 끝이에요.”
하나 백리화의 활약으로 일행은 무사히 입구를 통과할 수 있었다.
긴 통로를 빠져나오자 비교적 넓은 공간이 그들을 반겨주었다.
화르륵― 화륵―
그리고 마치 그 방문객들을 환영하듯 석실의 좌우 벽면에 걸린 횃불이 빛을 발했다.
“저건…….”
그때, 서풍정이 떨떠름하게 입을 달싹거렸다.
비단 그런 표정을 지은 건 그 혼자만이 아니었다.
일행 전원이 당황스러운 얼굴이었다.
석실에는 무려 여덟 개의 석문이 존재했고, 반쯤 썩어버린 시신들이 인근에 널브러져 있었다.
이제껏 나름 순탄하게 이동하던 백천 일행이었지만, 여기부터는 더 신중해야 할 듯싶었다.
“길을 알겠어?”
백천이 백리화에게 물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석문마다 범어가 새겨져 있어요.”
“범어(梵語)?”
“이걸 해석하면 바른길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백리화는 주저 없이 고대의 언어를 살펴보았고, 곧 한 석문을 가리켜 설명했다.
“정삼업진언(淨三業眞言). 그 몸으로 지은 죄업에 도둑질이 포함돼있으니, 아마 이 문이 아닐까 싶어요.”
“확실하지는 않다는 거로군.”
“네…….”
“기죽지 마. 딱히 책망하려는 건 아니니까. 내가 앞에서 갈 테니 다들 조심해서 따라와.”
“하, 하지만 여기에도 분명 진(陣)이…….”
“기운을 읽는 데는 나름 자신이 있거든.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바로 알려줄게.”
“아, 네. 알겠어요. 그럼 그렇게 해요.”
대열의 순서를 바꾼 백천이 거침없이 석문을 밀었다.
그그극! 쿵!
협소한 길목은 이전과 다를 게 없었다.
백천은 기감을 한껏 넓힌 채 신형을 옮겼다.
그것도 잠시.
처억.
정면으로 곧장 나아간 일행은 생각보다 금방 끝에 도달했다.
출구는 칙칙한 석벽이 꽉 틀어막고 있었다.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재차 힘을 들이며 백천이 일종의 문을 밀어냈다.
하나 그리하고 보니, 실로 뜻밖인 광경이 펼쳐졌다.
‘이건…….’
횃불이 가득한 석실.
백천을 위시한 일행은 앞선 공동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썩은 내를 풀풀 풍기는 시신도 복장과 위치가 미세하게 다를 뿐, 거의 그대로였다.
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불길한 생각 하나가 불현듯 머릿속에 떠올랐다.
“다, 다른 곳으로 가 봐요!”
그때, 백리화가 다급하게 발걸음을 돌렸다.
남은 문은 일곱 개.
그중 하나를 새롭게 선택했다.
하지만 결과는 매한가지였고, 그들은 번번이 석실로 되돌아왔다.
왜 불안한 예감은 빗나간 적이 없는 건지.
한숨을 푹 내쉬는 백리화를 대신해 모용혜가 입술을 열었다.
“그야말로 미궁(迷宮)이로군요.”
그녀의 말은 사실이었다.
“마치 개미굴을 연상케 하는데, 아마 이 공간 자체가 거대한 진법인 것 같아요.”
앞에서 입구와 출구를 하나씩 열었다면, 여섯 개의 석문이 남았어야 했다.
선택지가 둘씩 줄어드는 게 정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출구로 나오면 새로운 일곱 개의 석문이 보란 듯이 기다리고 있었다.
즉, 똑같이 생긴 석실이 여러 개가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석문을 열고 또 열어도 끝이 없었다.
‘개미굴이라…….’
백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일선에서 일행을 진두지휘했다.
“정보가 부족해. 일단 닥치는 대로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