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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광마 5권
자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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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광마 5권
지은이/ 자망
발행인/ (주) 삼양씨앤씨
책임편집/ 편집부
펴낸 곳/ (주) 삼양씨앤씨 - 드림북스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봉은사로114길 28, 광성빌딩 7층
대표전화/ 02-980-2116
블로그/ blog.naver.com/dreambookss
신고번호/ 제2017-000030호 신고일자/ 2017년 12월 19일
등록번호/ 831-88-01041 등록일자/ 2017년 12월 20일
ISBN 979-11-7306-316-9 (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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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第一章
第二章
第三章
第四章
第五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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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一章
백천이 현무문의 소문주인 석지량을 숨겨 보호해주었을 때의 일이었다.
그는 석지량을 통해 무산신검이 발견된 경위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수백 년간 행방을 알 수 없었던 무산신검.
그것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벽안신투의 비동이 발견됐다는 소문이오. 아직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지만, 무산신검 같은 보물들이 간혹 어부들에게 발견된다고 하오.
석지량의 설명에 따르면, 항주의 연안 일대에서 신투의 흔적이 조금씩이지만 계속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정녕 그 소문이 사실이었다는 말입니까?”
백천의 입으로 그 벽안신투의 정보가 공개되자 한 단원이 손을 들고 물었다.
단원은 여태껏 연회의 연 자(字)도 즐기지 못한 문요선이었다.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단원들과 합류한 것이다.
그는 지난 과거를 되살피며 백천의 말이 길어지는 사이에 소리소문없이 동료들 사이로 녹아들었다.
“그렇다면, 정식으로 맹에 보고하고 다 같이 움직이는 것이 더 낫지 않겠습니까?”
그런 그의 물음에 백천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미 무림맹도 파악하고 있을 거야.”
당시의 백천은 석지량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가 없었다.
별도로 확인을 해보았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그에게 당장 신뢰할 수 있는 정보처는 무림맹의 비선당밖에 없었다.
다름 아닌 개방이었다.
“한데, 무림맹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천은 미온한 태도를 유지하는 무림맹의 입장을 꼬집었다.
“비동이 있다는 게 아직 확실히 밝혀진 건 아니지만, 것보다도 맹은 현재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봐야겠지.”
벽안신투(碧眼神偸).
그의 흔적이 나타났다는 것은 백도와 흑도를 포함해 무림 전체가 뒤흔들릴만한 사안이었다.
어쩌면, 새외무림까지도.
벽안신투는 문자 그대로 푸른 눈을 가진 색목인이었다.
하나 그는 그저 특이한 외견을 지닌 도둑이 아니었다.
만약 그랬다면 오늘날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진 않았으리라.
벽안신투가 유명한 것은 전례 없는 재물들을 쌓은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대략 이백 년 전.
중원에서는 무림의 패권을 두고 커다란 전쟁이 벌어졌었다.
그것은 그야말로 수천수만 무림인들의 존속을 건 대전쟁이라 할 수 있었다.
당시의 무림을 지배하던 천중문.
그와 무림맹의 싸움은 수년에 걸쳤을 정도로 치열했다고 한다.
결과는 오늘날의 사람들 모두가 알다시피 무림맹의 승리였다.
천중문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그 존재마저 철저하게 은폐되었다.
하지만 무림맹의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기나긴 전란으로 인해 상당한 인재들을 잃어야 했고, 재물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때 사라진 재물들을 대거 손에 넣은 자가 바로 벽안신투였다.
“그 전쟁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적지만, 무림의 명운을 건 싸움에 흑도가 개입하지 않았을 리 없지.”
백천은 정보를 되짚으며 말을 덧붙였다.
“따라서 전 무림의 보물들이 잠들어있는 게 바로 벽안신투의 비동이다, 이 말이야.”
그의 말은 타당했다.
농담으로라도 벽안신투가 붙잡혔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으니까.
벽안신투의 유산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그것의 가치는 말로 형용할 수가 없을 정도일 것이다.
“그래서, 보물 욕심에 그 위험천만한 곳으로 가시겠다는 겁니까?”
돌연 율하가 목소리를 높였다.
벌건 얼굴로 보아 여전히 술기운에 사로잡혀 있는 듯했으나, 그는 되레 술의 힘을 빌려 속내를 터놓았다.
“소도들을 다 버려두고요?!”
그를 비롯한 천강단은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었다.
돌이켜보면, 언제부터였을까.
분명 백천을 원망하고, 못 미더워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며 어느덧 수십 명의 단원들은 모두 그를 신뢰하며 따르고 있었다.
엉뚱하면서도 당최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그들의 단주였다.
하지만 백천에게는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매력이 있었다.
그가 강하기 때문일까?
과격하고, 무자비한 면모가 있긴 해도 그는 언제나 정도를 지켜왔다.
이런 인간적인 면모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그만의 매력이었다.
당금 천강단의 반응만 봐도 그들이 백천을 얼마나 믿고 의지하는지 알 수 있었다.
“거참 누가 누굴 버린다고 그래?”
하나 백천은 도리어 황당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누구긴, 단주님이죠! 무림맹을 떠나신다는 거 아닙니까?!”
“다시 돌아올 거다.”
“정말입니까?!”
“그래, 그런데 안 돌아오면 또 어때. 한 번 신하는 영원한 신하요, 한 번 부하는 영원한 부하라는 말 몰라?”
“금시초문입니다!”
“그리고 아직 이번 임무의 성공 수당도 못 받았는데, 떠나긴 어딜 떠나?”
“아니, 그놈의 돈! 돈! 단주님은 금전이 그렇게 좋습니까?!”
“좋지! 미치도록 좋다, 인마!”
“그러고도 당신의 대 무당파의 도사라고……!”
“못할 건 또 뭐야? 너희들 중 흙 묻은 만두를 먹어본 자만이 내게 돌을 던져라!”
백천이 팔짱을 낀 채 짐짓 으름장을 놓았다.
스윽.
하지만 그 단주에 그 단원이라고, 백천의 부하들도 만만치가 않았다.
“어, 어어? 뭐냐 너희들?! 그거 돌 아니야, 당장 술병들 내려놔!”
생각보다 궁핍한 과거를 보낸 이들이 많아, 당황한 백천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너희들 전부 명문정파 출신 아니었어? 아니, 요즘 애들은 다 잘 먹고 잘 크는 거 아니야?! 못 먹고 자란 애들이 왜 이렇게 많냐?!”
그가 당황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개방도가 아니고서야 흙 묻은 만두를 먹을 일이 어디 있겠는가.
하나 수십 명의 단원들 중 상당수는 그처럼 기구한 영유아기를 겪은 모양이었다.
“후, 아무튼 난 결정했으니까 괜한 고생들 마.”
이내 백천이 손사래를 쳤다.
그는 벽안신투의 비동을 가만히 내버려 두고 못 본 척 넘어갈 수가 없었다.
그는 백천 자신과 시대가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
엄밀히는 눈 푸른 그 도둑놈의 보물에도 그다지 큰 욕심이 없었다.
여느 무인들과의 경쟁.
거기다 비동의 위험성을 고려하면 수지맞는 장사라고 단언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하나 천중문이 관련된 이상 백천은 비동의 실체를 꼭 한 번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다.
“너희는 먼저 귀환해. 아까도 말했다시피 맹 내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그가 무림맹이 있는 북쪽을 가리키며 설명을 더했다.
“특별한 임무는 없겠지만, 무슨 일이 생기면 내 사형들을 찾아.”
백천의 모습은 더없이 단호했다.
“그걸로 부족할 때는 항주로 서신을 보내고. 이건 명령이다.”
단원들은 그제야 포기한 듯 하나둘씩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해했으면, 술이나 먹자. 의도한 건 아니지만, 지금부터는 송별연이다.”
그들을 향해 백천이 술병을 흔들어 보였다.
잠깐 분위기가 이상해지긴 했지만, 연회장은 금방 웃음을 되찾았다.
백천의 말마따나 영영 헤어지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무림맹으로의 귀환길이 딱히 위험하지도 않았다.
아주 잠깐의 헤어짐도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었지만, 어차피 그들은 끝내 이별할 운명이었다.
때가 되면 각자 사문과 가문으로 돌아가야 하니까.
오히려 그날을 위한 예행연습이라고 생각하니, 단원들은 약간 마음에 위로가 되는 듯해 보였다.
‘뒤통수 맞기 딱 좋은 놈들이구만.’
백천도 나름대로 섭섭하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