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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광마 3권
자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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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광마 3권
지은이/ 자망
발행인/ (주) 삼양씨앤씨
책임편집/ 편집부
펴낸 곳/ (주) 삼양씨앤씨 - 드림북스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봉은사로114길 28, 광성빌딩 7층
대표전화/ 02-980-2116
블로그/ blog.naver.com/dreambookss
신고번호/ 제2017-000030호 신고일자/ 2017년 12월 19일
등록번호/ 831-88-01041 등록일자/ 2017년 12월 20일
ISBN 979-11-7306-314-5 (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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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第一章
第二章
第三章
第四章
第五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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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一章
용혈방주는 한참 동안 우두커니 서 있었다.
회한이 가득한 눈으로 백천을 직시하고 있었지만, 그의 숨은 이미 멎은 지 오래였다.
휘잉.
혈향을 씻어내듯 때마침 강풍이 불어왔고.
선 채로 죽은 용혈방주의 시신은 기어코 땅으로 무너져 내렸다.
털썩.
이에 맞춰 백겸이 백천에게 슬쩍 다가갔다.
여태껏 두 사내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며 전장을 누비던 무당칠객의 수좌.
백겸은 백 자배 일대제자들의 대사형으로서 백천의 안전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었다.
백천의 체면과 그의 의사를 존중해 싸움에 끼어들지는 않았지만, 여차하면 언제든 손을 쓸 생각이었다.
“괜찮아? 천 사제?”
그런 그가 다소 어안이 벙벙한 낯으로 백천의 안위를 살폈다.
솔직히 직접 보고도 믿어지지 않았다.
아직 약관도 되지 않은 어린 사제가 무극지경의 고수를 이겨낸 것이다.
그야말로 기적에 가까운 결과였다.
그 때문인지 현재 백천의 몸 상태는 엉망진창이었다.
“죽을 맛이네요.”
백천은 공연히 헛구역질하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툭.
그러곤 혈맥을 다시 틀어막았다.
하얗게 질린 백천의 안색은 척 보기에도 정상은 아니었다.
“그건…… 아니, 애당초 방금 보여준 검공은 대체 뭐야?”
백겸은 귀신에라도 홀린 것처럼 백천의 무공을 되뇌었다.
“나중에 본산으로 돌아가서 얘기하면 안 될까요? 보시다시피 제 상태가 영 말이 아니거든요.”
백천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거기다 아직 이곳도 다 정리된 게 아니니까요.”
두 사형제를 제외하곤 지금도 싸움이 한창이었다.
물론, 수장을 잃은 용혈방도들은 속수무책으로 쓸려나가고 있었다.
“그, 그렇지. 미안해, 사제. 추궁하려던 건 아니었어.”
백겸은 금방 자신의 실책을 인정했다.
“사제는 여기서 쉬고 있어.”
그는 백천의 몫까지 부단히 검을 휘둘렀고, 한시바삐 용혈방의 무인들을 처리하려 노력했다.
* * *
적잖은 시간이 지났다.
유혈이 낭자한 무림인들의 전쟁은 융중이란 일개 성시를 뒤흔들었다.
일련의 사태는 하마터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번질 뻔했다.
엄밀히 말해 이만하길 천만다행이라 할 수 있었다.
비록 몇몇 사람들이 터전을 잃기는 했지만, 일반인 사상자는 전무한 수준이었다.
제갈세가가 미리 민생들을 대피시켜놓은 덕분이다.
심지어 그들은 집을 잃은 양민들에게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융중은 분명 씻기 힘든 상처를 입었으나 하루가 다르게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갔다.
그리고 거기에는 무당의 도사들도 크게 한몫을 했다.
단연 백천도 매한가지였다.
일전의 전투에서 누구보다 혁혁한 공을 세운 그는 오늘도 어김없이 덕을 닦았다.
‘흐으음.’
가옥이 빽빽이 늘어선 성시의 한복판에서 백천이 좌우를 두리번거렸다.
뒤처리라고 단순히 시신을 수습하는 것이 다가 아니었다.
무너진 집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도 그와는 무관했다.
백천의 역할을 어디까지나 용혈방의 잔당을 색출하는 것이다.
앞선 전투에서 살아남은 용혈방도.
그중 몇몇은 항복을 마다하고 사람들 사이로 숨어들어 호시탐탐 융중을 빠져나갈 기회를 모색 중이었다.
당장 동물의 탈을 벗은 그들이 성시 곳곳에서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는 실정이다.
숫자는 극소수에 지나지 않았지만, 불온분자를 남겨둘 수는 없었다.
탁월한 기감을 지닌 백천은 단독으로 성시를 활보하며 그들을 찾았다.
저벅.
용혈방도의 입장에서는 마치 저승사자가 접근하는 기분이리라.
그때, 한 사내가 주인 없는 집의 부엌간에서 백천을 힐끔 바라봤다.
“…….”
벽에 난 구멍을 통해 백천의 뒷모습을 주시 중인 그.
꿀꺽.
평범하기 짝이 없는 등판임에도 사내는 숨이 턱 막혔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누구도 아닌 용혈방주가 저 어린 도사의 손에 죽는 것을 보았다.
어디 상상이나 했겠는가.
용혈방의 무인들이 모두 두려워하는 무극지경의 고수가 한낱 무명소졸에게 당하리라고 말이다.
지금 돌이켜봐도 소름이 끼치는 일이었다.
작금의 사내를 포함해서 많은 방도들이 저마다의 가면 아래에서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
‘제길! 저 괴물 같은 놈!’
사내는 애써 공포심을 떨쳐내며 활로를 살펴보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기회를 줄 때 항복할 걸 그랬어!’
물 샐 틈 없는 방비에 사내가 도망칠 길은 어느 곳에도 없었다.
제갈세가의 무인들이 넓게 융중을 포위한 가운데 용혈방의 잔당은 궁지에 몰린 쥐와 같았다.
‘고지가 코앞이거늘!’
이립의 사내는 백천의 일거수일투족을 훔쳐보며 연신 속을 태웠다.
지난 전투로 수장을 잃고, 총본산마저 잃었다.
쉽게 움직이지 않는 무당파의 장문인이 직접 제자들을 이끌고 용혈방의 본거지를 친 것이다.
달리 말해 사내는 더 이상 돌아갈 곳이 없었다.
‘어떻게든 이곳을 빠져나가서 장강을 건넌다면!’
그래도 그는 흑도인으로서 내심 나름의 희망을 품고 있었다.
용혈방은 멸문지화를 입었지만, 드넓은 중원무림에 흑도 세력이 전무한 것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흑도 전체를 놓고 보면 그들은 조족지혈에 불과했다.
흑도를 대표하는 사염오패(邪染五覇).
문자 그대로 다섯씩이나 되는 거대 세력 중에서 사내를 받아줄 곳이 하나 없겠는가.
제갈세가의 항복 권유를 뿌리친 용혈방도 전원이 이 사내와 같은 생각이었다.
물론,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융중을 탈출한 흑도인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우뚝.
돌연히 발걸음을 멈춘 어린 도사, 백천 때문이었다.
“여럿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여긴 한 명뿐이로구만.”
입맛을 다시며 아쉬움을 토로한 백천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다 무너져가는 벽을 뚫고 정확히 사내를 응시한 것이다.
“……!”
사내는 오싹한 기분에 흠칫하고 어깨를 떨었다.
식은땀이 맺히고, 등이 금방 축축해졌다.
‘도, 도망쳐야 하나?’
사고가 딱딱하게 얼어붙으며 좀처럼 제대로 된 판단이 서질 않았다.
‘아니면 죽기 살기로 선수를 치는 게…….’
세차게 뛰는 심장처럼 그가 갈팡질팡하는 참이었다.
휙.
한 줄기 바람이 불어왔다.
“억?!”
사내는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눈을 까뒤집었다.
의식이 아득해지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백천은 멀찌감치서 검기를 쏘아내 정확하게 사내의 목을 베었다.
짧고도 간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