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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광마 2권
자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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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광마 2권
지은이/ 자망
발행인/ (주) 삼양씨앤씨
책임편집/ 편집부
펴낸 곳/ (주) 삼양씨앤씨 - 드림북스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봉은사로114길 28, 광성빌딩 7층
대표전화/ 02-980-2116
블로그/ blog.naver.com/dreambookss
신고번호/ 제2017-000030호 신고일자/ 2017년 12월 19일
등록번호/ 831-88-01041 등록일자/ 2017년 12월 20일
ISBN 979-11-7306-313-8 (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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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第一章
第二章
第三章
第四章
第五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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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一章
무당산이 자리해 있는 호북은 평소와 같았다.
천뢰대협의 은퇴로 문전성시를 이루던 안휘성과는 천양지차였다.
도리어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느낌마저 있었다.
구파일방은 아무래도 육대세가에 비해 수수한 편이었다.
무림 문파이기 이전에 보찰(寶刹) 혹은 도관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본디 화려함과 거리가 멀었고, 행사 또한 단출하게 진행되었다.
백도 무림을 대표하는 구파일방의 회담.
그리고 그들이 각자의 무공을 선보이는 자리라 비교적 조용히 진행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했다.
무당지회는 그리 조용하면서도 무탈하게 열렸다.
“이번에 참가하는 곳이 세 군데라 했죠?”
“오냐. 화산과 종남 그리고 소림이다.”
하나 어느 누구도 그 등장을 예상치 못한 두 노소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호북성 관도를 걷고 있었다.
“한데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굳이 저희까지 움직일 필요가 있을까요? 본방(?)의 제자들만으로 충분할 것 같은데요?”
“헹, 충분하기는 무슨, 그냥 네 녀석이 귀찮아서 하는 말이 아니더냐.”
꾀죄죄한 행색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은 다름 아닌 개방의 인물들이었다.
그것도 이제껏 정례행사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던 개방의 주요 인사들이 직접 움직인 것이다.
“아니, 뭐. 그렇잖아요. 거기서 얻어먹을 게 없는데, 거지 둘이 기웃거려서 뭐하겠어요.”
약관을 넘은 이십 대의 장한이 구시렁거리며 개방의 공식적인 입장을 되새겼다.
“솔직히 전 풀죽도 별로 안 좋아하는데.”
기실 개방을 대표하는 후기지수인 그는 차기 방주로 낙점된 사람이었다.
여덟 개의 매듭을 허리띠에 묶은 후개(後?).
심드렁한 그의 말처럼 개방은 예나 지금이나 구파일방의 정례행사에 별 관심이 없었다.
“쯧쯧, 도대체 어떤 거지가 반찬 투정을 한단 말이더냐.”
그때,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그의 식견을 나무라며 개방의 장로 양이언이 설명을 덧붙였다.
“세상이 참 살기 좋아졌어. 나 때는 말이야. 어? 그깟 풀떼기 하나 제대로 못 먹어서…….”
구구절절한 과거사에 더해 주름진 얼굴과 백발이 양이언의 연륜을 말해준다.
그러는 그의 허름한 행색에서 장로를 상징하는 칠결이 유독 눈에 띄었다.
후개보다 지위가 떨어진다는 의미였다.
하나 형식적인 위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늘 이렇게 티격태격하는 둘은 거의 조손 관계나 다를 바가 없었다.
어린아이였던 후개의 똥 기저귀를 갈며 키운 이가 바로 양이언이었다.
‘또 시작이네. 또 시작이야.’
개방의 후개인 왕용명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양이언의 잔소리를 한 귀로 흘려보냈다.
“네 녀석이 그 모양이니 용두방주가 매일 같이 늙고 있는 게 아니냐.”
그러다 기어이 볼멘소리를 내었다.
“아니, 사람이면 매일 늙는 게 당연하죠.”
한 번 불이 붙은 양이언의 훈계는 도통 끝이 없었다.
“하루에 이틀을 늙는단 소리다, 이 녀석아.”
“저처럼 건실한 제자가 또 어디 있다고요. 그래서 저희가 무당지회에 참여하는 의의가 뭔데요?”
“네 통찰력이 무공의 반만 따라가도 좋았을 것을. 에잉, 쯧.”
“하하, 제가 무공이 좀 뛰어나긴 하죠.”
“칭찬하는 거 아니다. 아니 네 녀석이야 어쨌든 본방의 정보력은 천하제일이지 않느냐?”
“그렇죠?”
“그러한 본방이 무당의 진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 믿겠느냐?”
“아, 음, 거 참 큰일이군요…….”
“대충 짐작은 된다만, 엄밀히 말해 미심쩍은 구석이 남아 있지. 그걸 확인하러 가는 게다.”
개방의 장로와 후개씩이나 되는 두 사람이 몸소 무당을 방문하는 이유였다.
“그 미심쩍은 구석이라는 게 정확히 뭔데요?”
“수단이지. 무당이 숨겨둔 패(?)라고나 할까?”
“수단이요?”
“너도 이전의 일은 들어서 알고 있지 않느냐. 무당이 남궁세가로 친선 사절단을 보낸 것 말이다.”
“그야, 뭐.”
“한데, 대의는 둘째치고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남궁세가를 구워삶았을까?”
“아……?”
“이상하지 않느냐? 당대의 남궁세가주는 전대 가주만큼 공명정대하고, 청렴결백하기로 정평이 나 있지.”
“음, 모르긴 몰라도 재물이 통할 위인은 아니라고 하죠.”
양이언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로부터 천하를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라고 한다. 금은보화와 같은 재물이 아니라.”
“사람?”
“소문에 따르면 무당에 잠룡이 있다더구나.”
“뭐어…… 무당쯤 되면 잠룡 한두 마리 숨어있어도 이상할 건 없죠.”
“아니, 이건 내 추측이다만, 그 소문의 신진고수에게 분명 뭔가가 있어. 남궁세가가 움직인 것과도 연관이 있을 게야.”
“그러니까, 요는 무당의 제자 중 한 명을 보러 간다는 거죠?”
“그래. 양주구패의 자제들을 흠씬 두들겨 패고, 또 무극지경의 고수를 상대로 선전했다지 아마?”
양이언의 설명에 왕용명은 나직이 침음을 흘렸다.
“조금은 이해가 되네요.”
“그러냐?”
“양주구패는 쪽팔려서 직접 얘기를 안 해주고, 남궁세가는 본방도 섣불리 건드릴 수 없으니까요.”
“아무렴, 그러니 우리가 직접 확인해봐야지.”
“무당파 장문인의 속내를 살펴보면서 말이죠?”
“최근 무림의 동향도 논의할 필요가 있어. 아니, 너도 이제 좀 머리가 돌아가는구나?”
“그런데 그리 간단한 걸 왜 이렇게 빙빙 돌려서 말해요?”
“일종의 습관이지. 정보를 취급하는 자가 직설적으로 말해서 되겠느냐. 넌 비밀유지의 기본도 모르냐, 이놈아?”
양이언은 말 한마디 한마디를 조심히 해야 함을 재차 강조하며 다시 잔소리를 시작하였다.
“잠시 깜박할 수도 있지, 왜 제 기를 죽이고 그러세요?”
툴툴거리는 왕용명의 모습으로 보아 이 무당행이 그다지 순탄할 것 같지는 않았다.
터벅.
실제로 양이언과 왕용명은 그 신진고수를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무당의 산문(山門)에서 당사자를 빤히 마주했음에도 불구하고.
“응? 웬 거지?”
상대가, 아직 변변한 별호조차 없는 그 협객의 소문과는 아무래도 완전히 딴판이었으니까.
짝다리가 자연스러운 도사.
백천의 불량스러운 모습을 보고 무당파의 잠룡과 그를 연결 짓는 건 무척 힘든 일이었다.
제아무리 개방의 사람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 * *
“소도장들이 수고할 필요는 없네. 기별도 없이 찾아와서 그렇게까지 폐를 끼쳐서야 되겠는가.”
무당파에 들어선 양이언의 말이었다.
그는 남다른 신분에 걸맞지 않게 도동 한 명을 데리고 본산에 올랐다.
“수고하시오.”
물론, 가볍게 포권지례를 하고 떠난 왕용명도 함께였다.
멀찌감치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백준이 물었다.
“정말 저대로 보내도 괜찮을까요, 천 사형?”
그러자 백천이 어깨를 으쓱했다.
“글쎄?”
“개방의 후개와 장로를 소홀하게 대접했다고 뒷말이 나오진 않을까요?”
“걱정도 팔자다.”
“…….”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저 거지들이 자처한 일이잖냐.”
“거지라니요. 아까도 그렇지만, 말을 좀 가리는 게 어때요?”
“거지를 거지라 부르는 게 왜?”
“보통 거지가 아니니까요. 조금 더 좋은 말이 있잖아요. 걸인이라든가. 걸개라든가.”
“넌 그렇게 부르던지.”
“천 사형―!”
돌연 백준이 언성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