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자는 성좌를 키운다 03권
회귀자는 성좌를 키운다 03권
회귀자는 성좌를 키운다
03
별거느릴
회귀자는 성좌를 키운다 03권
차례
Chapter 01. 총호
Chapter 02. 역전
Chapter 03. 천궁제전 예선
Chapter 04. 김철중
Chapter 05. 허괴
Chapter 06. 이전에 없던 존재
Chapter 07. 탄천
Chapter 08. 번아웃
Chapter 09. 백인살
Chapter 10. 자극
Chapter 11. 영역 대항법
Chapter 12. 설화 공명
Chapter 13. 일반스킬 통합
Chapter 14. 권능의 편린
Chapter 15. 네 번째 역사 개변
Chapter 16. 폴리타이아와 미칼레
Chapter 17. 차원 이동
Chapter 18. 성녀 후보
Chapter 19. 성녀의 자질
Chapter 20. 동시 진행
Chapter 21. 용사 등록
Chapter 22. 결투
Chapter 23. 동행
Chapter 24. 아르카디아
Chapter 25. 대수해(大樹海)
회귀자는 성좌를 키운다 03권
Chapter 01. 총호
이면세계로 들어선 총호는 평소의 이면세계 내부의 쉘터가 아닌,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 위에 떨어진 상태였다.
이면세계 내부에 설치된 진법이었다.
그리고 진법 안에는 이한성을 제외한 두 사람과 한 마리가 총호를 상대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 상태였다.
충무공과 박성철이 각자 금신전선 상유십이와 2번의 귀선출동을 펼쳐 총 28척의 별빛 함대가 해상진법-학인진을 펼쳐놓은 상황.
“…바다?”
탓, 탓탓!
《궁신탄영(弓身彈影)》을 펼쳐 이면세계로 돌진하던 기세가 아직 남은 총호는, 그대로 경신법을 《등평도수(登萍渡水)》로 전환하여 해수면 위에서 몸을 멈춰 세웠다.
궁신탄영과 등평도수는 각각 그가 처음 계약했던 4성 무인(武人) 영령의 1차, 3차 각성기였다.
그런데 총호가 멈춰서자 기다렸다는 듯 포격명령이 발동되었다.
“발포하라!”
퍼버버버버벙!!
총호를 향해 쏟아지는 십자포화.
그에 총호의 대응은 간결했다.
2차 각성기 《이형환위(移形換位)》.
팟!
총호의 신형이 일순 흐릿해지더니.
콰과과과과광!
포격지점에서 수십 미터 떨어진 자리에서 총호가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한성의 축지성촌과 비슷하나, 원래 자리에 잔영을 남겨 이동한 사실을 쉬이 알아차릴 수 없게 하는 경신법이었다.
포격지점에서 일어난 폭발에 잠깐 시선이 집중된 사이, 총호는 재빨리 자신의 7성 영령을 소환했다.
파밧!
그런데 나타난 영령은 하나가 아닌 둘이었다.
사마의 외에도 또 하나 7성 영령과 계약했던 모양이다.
상대의 전력이 만만치 않음을 깨달은 박성철의 표정이 굳어졌다.
“과연, 혼자서 이곳에 쳐들어온 이유가 있었나.”
두 영령은 각각 1차 각성기였던 전설 스킬을 펼쳐 저마다 영령보구를 소환했다.
사마의로 추정되는 영령은 검은 깃털로 이뤄진 부채형 영령보구, 흑우선(黑羽扇)을.
그의 곁에선 노인 영령은 곧게 뻗은 막대기 같은 철편 형태의 영령보구를 꺼내 들었다.
“편 형태의 보구라면… 보패 타신편!”
정신체를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보패 타신편(打神鞭)을 지닌 영령이라면 태공망 강자아가 분명했다.
봉신연의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선인.
중원에서는 관우 이전의 무신으로도 숭상받았던 존재이기도 했다.
“오라, 사불상.”
두둥.
태공망은 타신편을 소환한 데 이어 곧바로 2차 각성기였던 전설 스킬까지 펼치며 그의 탈것인 사불상(四不象)을 소환.
당나귀의 몸, 말의 얼굴, 소의 발굽, 사슴의 뿔을 가진 신령한 네발짐승 위에 올라타며 함대를 향해 달려들었다.
투투투투투투투!
사불상의 발굽이 수면을 밟을 때마다 바닷물이 사방에 튀기며 물안개를 만든다.
그렇게 물안개와 함께 달려드는 태공망을 향해 충무공과 박성철이 재차 포격명령을 내렸다.
“포격하라.”
퍼버버버버버벙!
슉! 슉! 슉! 슉!
하지만 사불상은 모든 포탄을 보고 피하며 빠르게 함대와의 거리를 좁혔다.
태공망에게 공격이 집중된 사이 사마의는 전설 스킬 <도광양회(韜光養晦)>를 펼쳐 모습을 감춘 상태였다.
“태공망을 부탁해. 사마의 쪽은 나와 라이칸을 맡을게.”
암중에서의 기습을 우려한 유세희가 나이팅게일이 6성 승격하며 새로 얻은 고유스킬 <백우천의>를 발동.
새하얀 날개옷을 걸치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동시에 라이칸 역시 3차 각성기 《서리혼》을 통해 바다 위를 얼리며 총호가 있는 방향으로 달려들었다.
함대의 포격이 사불상의 움직임을 옆으로 유도한 덕분에 총호까지 나아가는 길은 일직선으로 뻥 뚫린 상황.
쩌저저저적! 씨이이잉!
수면에 얼어붙은 길이 만들어지는 동시에 그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은빛의 늑대 인간.
그 냉기를 보며 총호가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 냉기. 네놈이 저번에 날 가뒀던 진법에 힘을 불어넣었던 놈이로구나.”
지난번의 굴욕을 되갚아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총호의 호랑이 머리가 한층 더 사나워진다.
그때 하늘에서는 어느덧 연명의 등불을 소환한 유세희가 정화의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화아아아악!
<위생학>을 통해 도광양회로 숨은 사마의를 쥐와 비슷하게 오염된 존재로 규정.
상대를 정화의 빛에 피해받는 대상에 포함했기에.
치이이이!
빛을 가리는 도광양회가 정화의 빛에 흔적을 드러낸다.
완전히 사마의의 모습을 드러내지는 못해도 그 위치는 충분히 알아낼 수 있었다.
“거기구나! 크릉!”
사마의를 발견한 라이칸이 곧장 방향을 그쪽으로 선회하여 달려든다.
4성 수준으로 7성 영령에게 달려드는 게 어리석다고 생각했는지 사마의의 드러난 입가에 비웃음이 걸렸다.
“지금이다. 주인!”
하지만 상대와 부딪치기 직전, 라이칸이 이한성을 불렀다.
파아아앗!
그와 함께 치솟는 라이칸의 격.
백토를 도주시킬 때 이한성이 펼쳤던 초월과 연속 초월의 효과가 이제야 라이칸에게 부여된 것이다.
집단 초월의 응용이었다.
개별적인 초월의 적용이 가능해지면서 초월 효과가 시작되는 시점도 개체마다 다르게 적용할 수 있게 된 것.
한순간에 4성까지 격을 올린 라이칸의 화형만변 역시 6성까지 한계가 확장되며 실버 웨어울프 형태에서 라이칸스로프 로드의 형태로 진화한다.
월영의 목걸이를 매개로 한 꿈에서 보았던 사도가 진화한 루트대로였다.
펑!
서리혼은 4차 각성기 《창백(蒼白)》으로 강화되며 더욱 서늘한 냉기를 뿜어냈고.
5차 각성기 《선조회귀(先祖回歸)》는 라이칸스로프 진혈에 새겨진 신수의 혈통을 각성.
라이칸에게 거대한 달의 늑대, ‘하티’의 형상으로의 변신 능력을 부여했다.
아우우우우우!
거기에 때맞춰 펼친 월영의 투영이 만들어낸 가짜 달의 힘까지 더해진 결과.
한순간 육체 수준만큼은 7성에 이른 라이칸이 사마의와 부딪쳤다.
육체 능력이 떨어지는 책사형 영령인 사마의라면 역소환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충격이 그를 덮친다!
하지만.
기리리릭!
……!
라이칸의 기습적인 필살의 돌진은 ‘우연히’ 발이 미끄러져 사마의를 제대로 맞히지 못하고 빗나가고 말았다.
냉기를 지배하는 창백의 주인이 얼음장에 미끄러진다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운명을 농락하는 사마의의 5차 각성기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 成事在天)》에 의해 부여된 천운(天運)이 죽음의 운명을 비껴낸 까닭이었다.
삼국지연의에서 제갈량의 함정에 빠진 사마의가 화공에 당해 죽을 뻔했지만, 천우신조로 때마침 내린 비 덕분에 살아난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큰 공격이 실패한 순간은 가장 큰 위기의 순간이기도 한 법.
“위험했구나. 허나, 하늘은 나의 편이다.”
촤라락!
사마의의 손에서 펼쳐진 흑우선이 라이칸을 올려 치자.
푸화학!
허공에 붕 떠오른 라이칸의 거구.
한순간 무방비해진 라이칸을 표적 삼아 사마의가 손바닥을 뻗었다.
《항룡유회(亢龍有悔)》!
가장 높이 오른 용은 내려갈 길밖에 없어 후회하게 되는 법.
서진의 무제로 등극한 손자 덕분에 사후 선제로 추존된 사마의의 악업과 살업이 장법의 한 초식으로 나타난 6차 각성기가 라이칸에게 작렬한다.
상대의 격에 비례하는 피해를 주는 공격이었다.
쩌어어어엉!
옆구리에 정통으로 들어간 일격이 7성급에 이른 라이칸의 육체를 터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