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자동사냥능력으로 캠핑합니다. 08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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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급 자동사냥능력으로 캠핑합니다.
08
팔전구기
EX급 자동사냥능력으로 캠핑합니다. 08권
차례
Chapter 01. 군인들의 신
Chapter 02. 다른 의미로 강한 녀석
Chapter 03. 일본 원정
Chapter 04. 일본 도시락 먹고 밤의 벚꽃 산책
Chapter 05. 업적코인의 힘
Chapter 06. S급 헌터의 한참 위
Chapter 07. 일본인도 먹어보고 깜짝 놀라는 카레와 돈가스
Chapter 08. 악마 대공의 도끼
Chapter 09. 귀족급 악마와 수수께끼의 거미줄
Chapter 10. 고향 땅으로
Chapter 11. 그냥 당하진 않았다.
Chapter 12. 발톱으로 잉크를 찍고 발바닥으로 키보드를 누른다.
Chapter 13. 상위 고양이의 고상한 도발 전략
Chapter 14. 이렇게 쉽게 끝난다고?
Chapter 15. 4시간 30분
Chapter 16. 운이 좋은 게 맞다.
Chapter 17. 이미 한발 앞서고 있었다.
Chapter 18. 이세계 꿩 치즈 샌드위치와 파스타
Chapter 19. 칼리의 정체
Chapter 20. 승전보를 뒤로 하고
Chapter 21. 퍼시벌 위스커톤 위스커스 3세의 귀환
Chapter 22. 시스템 버그
Chapter 23. 아크론 에너지 관리 시스템
Chapter 24. 친구여
Chapter 25. 에필로그
EX급 자동사냥능력으로 캠핑합니다. 08권
Chapter 01. 군인들의 신
삐삐삐삐삐!
오밤중에 요란한 알람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꾸벅거리고 있던 군인이 눈을 번쩍 뜨고 기관총의 손잡이를 잡았다.
그리고 감지 센서를 건드린 몬스터를 향해 총알을 쏟아부었다.
쾅쾅쾅쾅쾅쾅쾅쾅쾅!
취이이익!
정글 오크 전사 놈들이 방벽에 접근하다가 센서를 건드린 것이다.
기관총에 맞은 놈들은 끔찍한 괴성을 지르며 막무가내로 돌진했다.
쿵! 쿵! 쿵!
콘크리트 방벽에 무지성 몸통 박치기.
죽기 직전의 마지막 발악이었다.
“씨발. 저 오크 새끼들 또 지랄이네.”
기관총 사수가 한숨을 쉬며 손목시계를 보았다.
새벽 3시 58분.
저 짜증 나는 괴물 새끼들은 꼭 이런 시간에 비상 상황을 만들어낸다.
“한유찬 헌터 어떻게 되셨을라나. 혼자 게이트에 들어간 지 3일째가 되는 날인데…….”
“실패하신 거 아닙니까? 밤의 게이트에서는 악마가 나온다던데 말입니다.”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마라. S급 헌터잖아. 뭔가 방법이 있으셨겠지.”
“저도 제발 성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괴물들 좀 그만 보고 싶습니다.”
“그러게 말이다…….”
정글 오크들은 지성이 있다는 점에서 성가신 몬스터였다.
밤마다 이어지는 게릴라전.
놈들은 밤마다 소수의 병력을 보내 장벽의 월담을 시도하고 있었다.
덕분에 경계 병력은 밤마다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까딱 잘못하여 방어선이 뚫리면 본인의 목숨은 물론 전우들도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었다.
문제는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는 것.
매우 짜증 나는 방식의 소모전이었다.
“제발 한유찬 헌터님! 게이트 소멸시켜 주세요! 야 너도 빨리 빌어.”
“하나님 부처님 한유찬 헌터님! 제발요!”
기관총 사수 같은 말단 병사는 물론이고 부대 책임자까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비상 상황이 걸려 지휘통제실로 출근한 김단수 대령이 한숨을 쉬며 털썩 의자에 주저앉았다.
“후우. 오늘도 무사히 지나간 것 같군.”
“그래도 최근 보이는 오크의 숫자가 좀 줄어들었습니다. 한유찬 헌터 덕분인 것 같습니다.”
“음……. 그런데 정작 한유찬 헌터는 게이트에서 나오지 않고 있으니…….”
헌터는 밤이 되기 전에 게이트에서 퇴장한다.
밤에는 일반적인 몬스터보다 훨씬 강력한 악마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것이 일반적인 상식.
하지만 한유찬은 달랐다.
게이트에서 퇴장하지 않았다.
그가 게이트에 입장한 지 벌써 3일째.
걱정이 되어서 헌터협회에 문의해 보았지만, 돌아온 대답은 “기다려 보라.”
답답하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아무튼……. 나는 들어가 보겠네. 수고하게.”
“쉬십시오.”
김 대령이 당직사령의 어깨를 두드려 주고 걸음을 옮겼다.
지휘통제실의 문을 열고 나간 순간, 뒤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단장님!”
김 대령이 얼른 걸음을 돌려 지휘통제실로 들어왔다.
“무슨 일인가!”
범람 구역을 관리하는 부대에 비상 상황은 밥 먹듯이 흔한 일.
김 대령은 당황하지 않고 상황을 파악했다.
부하들의 놀란 표정.
감시용 CCTV에 흐르는 영상.
부하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외쳤다.
“범람 게이트가…… 사라졌습니다!!”
김단수 대령이 결코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 * *
“휴우. 새벽에 범람 게이트가 소멸할 줄은 몰랐네.”
유찬이 뒤를 돌아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곳에는 하늘에 닿을 만큼 거대한 범람 게이트가 있었다.
범람 게이트는 급격하게 수축하고 있었다.
“너희들이 아니었으면 눈치채지 못했을 거야. 고맙다. 얘들아.”
“애옹.”
정말이오.
정령과 신수가 아니었다면 게이트 소멸에 휘말리고 말았을 것이오.
정말 잘했소.
버어어어엉!
하하하. 모두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함마가 기뻐하며 공중을 회전했다.
게이트 소멸을 가장 먼저 눈치챈 이가 바로 함마였다.
함마는 곧장 가네샤, 뚠뚠, 유찬을 깨웠다.
그리고 곧장 게이트에서 빠져나온 것이었다.
그 순간 떠오르는 상태창 메시지.
[지구 최초로 혼자 범람 게이트를 소멸시켰습니다.]
[보상 : 업적코인 2개]
“이제 완전히 소멸됐네.”
범람 게이트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남은 것은 맑은 밤하늘과 초승달.
물론 범람 게이트가 이 땅에 만들어낸 침식 현상과 몬스터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앞으로 몬스터를 박멸하고 지형을 갈아엎어야 할 것이다.
그것도 게이트가 없어진 덕분에 할 수 있는 일이었다.
툭.
유찬이 퀘스트 메시지를 터치하여 업적코인을 수령했다.
이것으로 유찬이 가진 대업적코인은 2개, 업적코인은 5개.
“그러고 보니 다른 헌터들이 업적코인을 얻었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네?”
녜다에서 범람 게이트를 없앤 각성자들도, 한국 최초로 범람 게이트를 없앤 헌터들도 업적코인을 얻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이유가 뭐지?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 클리어한 거는 업적으로 안 쳐주나?”
―그럴지도 모릅니다. “업적” 코인이지 않습니까?
업적코인은 “게이트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달성한 자에게 수여되는 코인”이었다.
아이템 설명에 그렇게 적혀 있는 만큼, 다소 쉬운 업적으로는 업적코인을 받을 수 없는 것 같았다.
“아무튼 이제 일은 대충 끝났구나.”
유찬이 양팔을 올리며 기지개를 켰다.
범람 게이트 소멸에 걸린 시간은 단 2일.
정확히 말하면 47시간 정도 걸렸다.
첫날 오전 5시에 게이트에 입장해서 셋째 날 오전 5시가 되기 전에 끝났으니까.
녜다의 범람 게이트보다는 시간이 더 걸렸다.
넓은 게이트를 혼자 청소해야 했기 때문.
하지만 그것도 12시간이 지나 아크론 시스템 3단계에 도달한 후에는 상당히 편해졌다.
가네샤 덕분에 빠르게 이동할 수 있기도 했다.
“돌아가는 길에 최대한 몬스터를 줄여놓자.”
―알겠습니다. 마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