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第十六章 뇌옥탈출(牢獄脫出)
第十七章 난행험도(難行險道)
第十八章 전중오득(戰中悟得)
第十九章 재기봉황(再起鳳凰)
第二十章 뇌려풍행(雷?風行)

第十六章 뇌옥탈출(牢獄脫出)
- 뇌옥에서 탈출하다.
‘응?’
노중양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의 모든 감각이 곤두섰다.
먼저 귀가 움직였다.
멀리서 들려오는 미세한 발자국 소리, 무기가 부딪치는 철컥거리는 소리, 그리고 숨소리. 너무 많았다.
평소의 뇌옥과는 전혀 다른 소리였다.
그의 코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좁은 뇌옥 안에 갑자기 진한 사람 냄새가 퍼져나갔다.
땀 냄새, 가죽 냄새, 그리고 무기에서 나는 쇳내. 이 모든 냄새가 뒤섞여 그의 코를 자극했다.
노중양의 피부에 소름이 돋았다. 공기의 흐름이 달라졌다.
너무 많은 사람들의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미세한 기류의 변화를 그의 예민한 피부가 감지했다.
그의 눈은 어둠 속에서 빛났다.
희미한 촛불 아래로 움직이는 그림자들. 평소보다 많고, 빠르고, 조직적이었다.
모든 감각이 하나의 결론을 알렸다.
‘함정이다.’
노중양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신경이 흥분되며, 뜨거운 물질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그의 근육이 긴장했다.
하지만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차분해졌다.
그는 재빠르게 주변을 훑었다. 동료들의 위치, 가능한 탈출로, 적의 예상 경로를 순식간에 계산했다.
탈출은 어렵다. 이곳에서는 어떤 식으로 움직여도 잡히고 만다. 저들에게는 눈감고도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지만, 소소녕에게는 모든 게 낯설다.
‘잡히겠군. 그러면 나라도…….’
그는 소리 없이 뒤로 물러섰다.
그의 움직임은 마치 그림자와 같았다.
벽과 기둥 사이의 어두운 공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사람 기척이 들릴 때마다 숨을 곳을 찾아 재빠르게 이동했다.
때로는 천장의 들보에 매달리기도 하고, 때로는 바닥의 좁은 틈새에 몸을 숨기기도 했다.
손끝이 벽을 스쳤다.
거친 돌의 질감, 그 사이의 미세한 틈새.
그의 머릿속에 뇌옥의 구조가 그려졌다.
‘이대로는 안 돼.’
곧 피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눈이 한 뇌옥 문에 고정됐다.
‘원래 등잔 밑이 어두운 법.’
그는 결심한 듯 재빠르게 움직였다.
뇌옥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철컥!
문을 잠그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노중양은 뇌옥 바닥에 앉았다.
호흡은 고요함을 유지했다.
칼은 없지만 바닥에 칼을 꽂아놓고 간도를 한다고 생각했다.
근육의 긴장이 풀렸다. 하지만 그의 모든 감각은 여전히 예리하게 주변을 감지하고 있었다.
천음절맥의 저주가 올곧이 피어나 그에게 힘을 주었다.
저벅! 저벅!
밖에서 간수들의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그들은 문을 열어보려 했지만 잠겨있자 투덜거렸다.
“누가 이걸 잠갔어?”
노중양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의 손가락이 무의식적으로 움직였다. 문을 여는 것은 간단했다.
가는 철사 하나면 충분했다. 그의 손끝 감각은 어떤 자물쇠도 열 수 있을 만큼 예민했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었다. 그는 차분히 기다렸다. 사태가 진정되기를, 그리고 기회가 오기를.
노중양의 눈이 어둠 속에서 빛났다.
* * *
“아!”
소소녕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녀의 귀에 들려오는 것은 오직 뜨겁게 울리는 자신의 심장 소리뿐이었다.
쿵, 쿵, 쿵.
그 소리가 뇌옥의 좁은 통로를 가득 메우는 것만 같았다.
어둠 속에서 간수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지옥에서 올라온 귀신들처럼, 그들은 하나둘씩 소소녕의 시야에 들어왔다.
“훅!”
순간 그녀의 호흡이 멎었다.
차가운 철갑옷을 입은 간수들.
그들의 갑옷에서는 냉기가 뿜어져 나왔고, 희미한 촛불 아래로 드러난 칼날은 북풍의 냉기를 머금은 듯 차갑게 빛났다.
소소녕의 코끝에 철 냄새가 스쳤다.
피 냄새인지, 무기에서 나는 냄새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간수들의 눈빛은 차가웠다. 그들의 얼굴에는 감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치 인간성을 모두 잃어버린 듯했다.
그들의 숨소리마저 거칠고 위협적으로 들렸다.
소소녕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의 손바닥에 식은땀이 배어났다.
뇌옥의 축축한 공기가 피부에 찰싹찰싹 소리내며 달라붙는 것 같았다.
그녀의 눈이 재빠르게 주변을 훑었다.
왼쪽, 오른쪽, 그리고 뒤. 하지만 어디를 봐도 탈출구는 보이지 않았다.
간수들이 살아있는 벽처럼 그녀를 에워쌌다.
‘이렇게 끝나는 건가?’
소소녕의 가슴 속에서 절망감이 피어올랐다.
물론 그럼에도 내면 깊숙한 곳에서는 불같은 의지가 타올랐다. 이들에게 잡힐 수 없다는 자존심이다.
‘아직 끝난 게 아니야. 반드시 탈출할 방법이 있어.’
그녀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검을 움켜쥐었다.
촤악!
차가운 검의 감촉이 그녀에게 작은 위안을 주었다.
그 순간, 간수들 사이로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눈빛에서 날카로운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소소녕은 직감적으로 알았다.
‘이자가 형옥주…….’
소소녕은 형옥주를 알지 못한다. 말은 들었지만 얼굴을 보지는 못했다.
이 자는 늘 뇌옥 안에서만 산다. 그러니 바깥 사람은 모를 수밖에 없다.
팟! 파파파팟!
두 사람의 시선이 공중에서 부딪쳤다.
그 순간, 소소녕은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온몸으로 느꼈다.
형옥주 육살비검(肉殺飛劍).
‘유성비에 살이 녹는다’는 뜻을 지닌 이 별호는 그의 무공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검초가 전개되면 생선회처럼 살이 떼어진다.
승부를 빨리 결착시키지 않고 상대가 혈인이 되어 쓰러질 때까지 계속 이어간다.
소소녕의 등줄기로 한줄기 냉기가 흘렀다.
육살비검은 구십구검 중 팔십이검이다. 또한 대부인의 사람으로 분류된다.
육살비검의 목소리가 차갑게 울려 퍼졌다.
“검을 버리고 포박을 받지?”
소소녕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검을 움켜쥐었다.
육살비검의 눈이 그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반항해도 좋아. 그쪽이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고. 알지? 싸우면 죽는다는 거. 이미 죽여도 좋다는 재가를 받았으니까, 남은 건 네 결정이야.”
그의 목소리에 살기가 묻어났다.
소소녕은 천천히 주위를 돌아보았다.
뇌옥의 좁은 통로, 높은 천장, 그리고 빽빽이 들어선 간수들.
그녀의 머릿속에 뇌옥 건축일지가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빠져나갈 길은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끝나는 건가…….’
육살비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어떻게 할 거야? 죽을래, 잡힐래?”
소소녕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의 눈앞에 어머니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죽는 것보다는 살아 있는 것이…….’
천천히, 그리고 무겁게 소소녕의 검이 바닥에 떨어졌다.
쩡그렁!
쇳소리가 뇌옥 안에 울려 퍼졌다.
잠시 후, 추상과 화우가 포박당한 채 끌려왔다.
그들의 얼굴에는 분노와 좌절감이 가득했다.
이미 잡혀 있는 소소녕과 눈이 마주쳤다. 세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동시에 깨달았다. 포박당한 사람 중에 노중양이 없다는 것을.
그들의 눈빛이 교차했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안에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희망, 그리고 새로운 계획.
“하나 더 있다! 찾아!”
육살비검의 고함 소리가 울려 퍼졌다.
* * *
간수들이 노중양이 택한 통로로 달려갔다.
횃불이 어둠을 밀어내며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그들은 뇌옥의 구석구석을 뒤졌다. 돌덩이 하나하나를 들춰보고, 먼지 쌓인 구석을 훑어보았다. 하지만 노중양의 그림자는 어디에도 없었다.
“원래 세 명이 온 게 아니야?”
한 간수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다른 간수가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