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공포를 알게 만들다.
공포로 승리하다.
멈추어야 할 때.
죽음에 따른 변화.
제자.
특산물.
연락이 오다.
조력자를 구하다.
토스토의 미궁.
늑대인간들과의 사투.
모래밭에서.
새로운 방법을 알게 되다.
고대인의 유적.
골렘.
알게 되다.
마물.
이래도 안돼?
런 런 런.
이용하는 자.
제국의 혼란.
공포를 알게 만들다.





“공포에 떨 것 까진 없는데 말이지. 그럼 지금 성주는 어디에 있지? 미리 파악해 두었나?”

“물론입니다. 따라오시지요.”

도둑 길드 출신인 게른이 앞장서 성벽 인근에 다 달았다.

“성이 봉쇄 된 이후 영주관으로 가지 않고, 성벽과 붙어 있는 경비탑에 머물고 있습니다.”

경비탑은 본래 사람이 살게 만든 곳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탑에 올라 멀리 볼 수 있게 만든 탑이었고, 공격을 받았을 시 방어하며 버티는 시설물이었다.

“얼마나 자주 탑을 내려와 영주관으로 가는 거지? 영주관 외 가는 곳이 있나?”

“가족이 있는 영주관으로는 10일간 한번 밖에 가지 않았습니다. 성주가 영주관으로 가실 때 노리실 겁니까?”

“아니. 성주 클레로스를 노리려는 게 아니다.”

“네? 성주를 암살하기 위해 성으로 들어온 거 아닙니까? 공격에 나섰던 기사들이 전부 다 죽었기에 다들 무서워 합니다. 그러니 지금 성주를 죽여야 하는 거 아닙니까?”

“아니다. 성주인 클레로스를 죽일 계획은 없다.”

“그럼, 누굴 죽이러 성 안으로 들어 온 겁니까?”

게른은 성주를 죽이지 않는다고 하니 과연 누굴 암살하려고 하는지 궁금했다.

“먼저 처음으로 죽일 자는 성주의 식사를 만들어 주는 이다.”

“네? 요리사를 죽이겠다는 말입니까?”

“그래. 저 경비탑을 봐라. 본래 방어를 위해 지어진 시설물인데, 성주가 있다고 호위 기사나 병사가 넘칠 정도로 많다. 저 근처에 있는 이는 애초에 노리는 게 아니다.”

“그건 그런데, 요리사를 죽인다고 무슨 일이 벌어 집니까? 다른 요리사로 바뀌지 않겠습니까?”

“요리사는 흔하니깐. 다른 사람으로 바꾸겠지. 하지만, 요리사 다음으로 성주 클레로스를 모시는 시종이 죽어 버린다면 어떨까?”

“요리를 해주는 요리사에 이어 시종을 바로 죽게 된다면…성주도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요.”

“그거다. 시종 이후로는 자신과 자주 보는 하급 관리를 죽인다. 관리가 죽고 나면 또 그 위의 자를 죽인다.”

“아, 계속 위로 올라가며 죽여 마지막은 성주라는 겁을 주겠다는 것이군요.”

“그래. 그렇게 한 명 씩 죽어 올라 갈 때 성주도 괴롭겠지만, 그걸 알게 된 병사들은 어떻게 될까?”

“사기가 떨어지고 겁을 집어먹게 되겠지요.”

“그래. 성주는 성내로 들어와 움직이고 있는 암살자를 잡으라고 할 테지만, 그게 쉽진 않을 거다.”

“그렇지요. 그렇게 움직여 성내를 대 혼란으로 만드실 생각이시군요.”

“그래. 거기에 또 다른 일도 하게 되면 성주 클레로스는 자신이 살기 위해 항복을 하게 될 거다.”

“그럼, 성주의 음식을 만드는 곳으로 가시지요.”

***

드레인은 클레로스 성주가 에스터 성에 부임해 오며 함께 온 요리사였다.

클레로스 성주의 본가에서부터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성주와 그 가족들을 위해 요리를 해왔었다.

“성주님이 고기 냄새에 그리 민감하지 않으시지만, 지금은 경비탑에 계시니 양고기는 안된다. 조리후 드시는 시간까지 너무 길다. 훈제 돼지로 바꿔라!”

드레인은 성주의 가족과 경비탑에 나가 있는 성주의 식사를 직접 챙기고 있었다.

아침과 점심은 경비탑의 전투식을 먹지만, 저녁만큼은 직접 만들어서 가져가고 있었다.

“전쟁은 언제 끝나는 거야. 재료들 수급이 점점 안되고 있잖아.”

드레인은 전쟁이 길어지는 만큼 비축된 식량으로 어떻게든 귀족들의 입맛에 맞는 요리를 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외부에서 들어오는 식재료가 없다보니 점점 더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들기가 어려워지고 있었다.

“성주님이 식사 후 내일 뭐가 드시고 싶다고 하시는 것을 잘 듣고 오거라.”

“네. 다녀오겠습니다.”

식사를 들고가는 일꾼들이 나가자 드레인은 주방 의자에 앉았다.

성주의 가족들이 식사 후 시종들이 그릇을 들고 돌아 오기까지 쉴수 있는 것이었다.

“응?”

뭔가 찬 바람이 분 것 같은데, 의자에 앉은 드레인의 관자놀이에 매직 에로우가 꽂혔다.

“꺄아아아!”

한참 후 돌아온 시녀의 비명에 영주관이 시끄러워 졌다.

***

성주 클레로스는 집에서 가져다 주는 요리를 먹고 나면 내일 저녁 먹고 싶은 것을 이야기 했고, 자신의 요리사인 드레인은 그 요청에 다 맞춰주었었다.

헌데, 오늘 온 저녁은 그냥 양다리 구이만 온 거였다.
그것도 평소와는 다른 익힘과 맛이었기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어제 분명 내가 사과를 곁들인 양다리 구이가 먹고 싶다고 했는데. 제대로 이야길 전하지 않은 것이냐?”

“저…그것이 성주님. 어제 드레인 요리사가 죽었습니다.”

“뭐? 죽었다니? 갑자기 무슨 말이지?”

“주방에서 머리에 피를 흘리고 죽어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새 요리사가 급히 한다고 했음에도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아니, 요리는 차후의 문제다. 어떻게 죽었는지를 정확히 말해라.”

“상처를 확인한 병사의 말로는 머리에 화살 같은게 꽂혀 죽었다고 하는데, 화살은 찾지 못했었습니다.”

“화살에 맞아 죽은 거 같은데, 화살이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