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이유를 알게 되다.
영지전.
새로운 임무.
은광.
끝나지 않게 되다.
마나를 느끼다.
살기 위해 달라져야 한다.
독립군.
뷰잉성.
넌 모른다.
모이는 사람들.
선언하고 알리다.
당근책.
세금 운송 마차.
마법 병단.
에스터 성 공방전.
이유를 알게 되다.





스승인 칼레온은 솔리스에 올 때 마다 솔리스의 둥지 여관 401호에 묵었었다.

주위에 3층 건물이 있었지만, 4층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이 좋았기에 스승님은 이 여관의 401호에서만 몇 년을 묵었었다.

상단에서도 그걸 알기에 출발 일정이 정해지면 언제나 401호로 일꾼을 보냈었었다.

“어서 올라가 잡아라! 주인장 보상을 하겠다!”

여관 주인과 가드들이 막아섰음에도 용병들은 막무가내로 뛰쳐 올라갔고, 그런 혼란을 보자 이튼은 바로 몸을 돌려 여관에서 멀어졌다.

다행히 여관에 숙박하러 왔을 때 여관 주인이 나를 알아보지 못했기에 카멜리아 공주와 엠마는 303호에 묵고 있었다.

상단에는 그들과 함께 묵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에 들킬 염려는 없을 터였다.

멀어지며 용병으로 보이는 이들을 살펴보니 기사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나 옷에 먼지가 쌓여 있었기에 뮤턴 공작의 명으로 내려온 이들이 아닐까 싶었다.

나도 문제였지만, 그들의 눈에 카멜리아 공주가 눈에 띄면 안되었다.

어서 공주를 빼내어 도망을 쳐야 했는데, 내가 직접 여관에 들어가기엔 위험성이 너무 컸다.

심부름을 시킬 사람을 찾아야 했다.

하지만, 심부름 꾼으로 생판 모르는 이를 공주에게 보내게 되면 믿지 않을 수도 있었다.

더구나 지금 용병들이 들이닥쳐 여관이 난리가 난 상태이니 겁을 먹고 나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

내가 보냈다고 말을 전달 했을 때 믿고 따라 나올만한 사람이 있어야 했다.
그러자 수도로 오며 함께 했던 용병들이 떠올랐다.

***

“헤릭과 아서는 이미 다른 의뢰를 받아 떠났고, 주주산나는 모얼 인이다 보니 아직 수도에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불러주시겠습니까? 아니, 주주산나의 숙소가 어디인지 알려주십시오.”

“그건 안 나와 있습니다. 사람을 찾는 의뢰를 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하나의 팁을 드리자면 길드 내를 살펴보십시오. 보통 이종족들은 비용을 아끼고자 길드 테이블에서 숙식을 해결합니다.”

친절한 직원의 말에 용병 길드의 지하부터 둘러봤다.
그리고 2층 구석 테이블에 있는 주주산나를 찾았다.

털이 많이 나서 원숭이처럼 보이는 로저인과 모얼인인 주주산나 그리고 키가 작은 난쟁이가 같은 테이블에 있었다.

이 테이블만 뭔가 주위와 동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주주산나. 호위 의뢰가 있는데 어때? 두 친구도 어때?”

로저인과 난장이는 나를 보지 않고 주주산나부터 보았다.

“호위 대상은 그대로인가요?”

“맞아.”

“어디까지 호위인 거죠?”

“목적지는 지금 밝히지 못해, 의뢰를 수락하면 이야기 하지.”

“주주산나 이건 좋지 않아. 추적자가 있는 호위야.”
털북숭이 로저인은 고개를 저으며 의자를 뒤로 뺐다.

하지만, 주주산나가 그런 로저인을 잡았다.

“이 두 친구와 이야기할 시간을 주세요.”

“그러지. 다만, 오래 기다리지는 못할거야.”

***

“주주 왜 저 의뢰를 받으려는 거지? 추적자가 붙은 호위 의뢰는 위험하다는거 알 잖아. 위험을 알면서도 받아야 하는 이유가 있는 거야?”

털북숭이 로저인 이누케는 주주산나와 안지 3년이 넘어가고 있었다.
난쟁이 티리온은 주주산나와 안면을 튼 지는 1년 정도밖에 안 되었지만, 이누케와는 5년 넘게 아는 사이였다.

그래서 둘 다 주주산나가 위험한 일이나 좋지 않은 일은 의뢰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헌데, 추적자가 붙은 것이 분명한 위험한 호위 의뢰를 주주산나가 하려고 하니 의아해했다.

“저걸 받으려는 이유는 우리가 용병 일을 하면서 가장 높은 신분의 사람을 호위하게 되는 일이라서 그래.”

“신분이 높은 사람?”
“대귀족이야? 그런 사람이 왜 우리들에게 호위를 의뢰하는 거지? 그게 더 위험한 거잖아.”

“그럴지도. 하지만, 우리가 앞으로도 계속 차별 받으며 용병 일을 하기 보다는 저 의뢰를 받아 들여 좀 더 나은 상황으로 갈 수 있다는 거야.”

주주산나는 파리니 산맥을 넘어오는 호위 중 마차를 모는 마부로 그들을 근거리에서 따랐었다.

그래서 이튼과 카멜리아가 나누는 이야기를 주워들었었다.

남자 용병들은 모닥불가에서 있었지만, 처음 계약 할 때 여자들을 호위하라는 명령을 받았기에 마차 옆에 붙어 있으며 듣게 된것이었다.

망국의 공주라는 것을 처음 들었을 때는 주주산나도 가슴이 뛰었다.

그리고 함께 움직이며 보았던 카멜리아 공주와 이튼을 생각하자 괜찮은 인성을 가진 이들이었다.

함께 위기를 겪어 헤쳐 나간다면 자신들이 이종족이라고 해서 무시하거나 내칠 것 같지는 않았다.

“이누케, 티리온. 내가 의뢰를 마치고 길드에 머문 지 10일이 넘었어. 나와 함께 호위를 했던 두 사람은 바로 다른 일을 받아 갔지만, 난 제외 되었어.”

겨우 10일? 난 15일이 넘었어. 하는 말을 하고 싶었던 티리온 이지만, 말을 하지 않았다.

로저인인 이누케가 일을 못 받은지 20일이 넘어 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종족이라 용병 의뢰에서 배제되고 있는 거였다.

“결국 우리에게 떨어지는 의뢰는 운 좋게 편한 게 걸리지 않는 한 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일만 떨어질 거야.”

주주산나의 말이 맞았기에 둘 다 말을 하지 못했다.

“저 신분이 높은 이가 지금은 어려워도 위기를 넘기게 되면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