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티 스캔들 (삽화본) 1
길티 스캔들 (삽화본) 1
길티 스캔들 (삽화본) 1
길티 스캔들 (삽화본) 1
목차
#Prologue. 여배우의 승모근
#1. 세계 1차 대전쟁
#2. 여배우의 캐리어
#3. 쌀떡이냐 밀떡이냐
#4. 남자의 No
#5. 아홉 살 많은 아저씨
#6. 야한 맛
#7. 베이비 시스터
길티 스캔들 (삽화본) 1
#Prologue. 여배우의 승모근



“흐읏, 읍, 흡, 흑!”

침대에 쓰러진 이희원의 새하얀 얼굴 위로 긴 생머리가 흐드러졌다. 함박눈을 닮은 청초한 자태가 아름다웠다.
땀으로 범벅된 얼굴 위로 실크 같은 머리칼이 달라붙은 질척한 모습마저도 매혹적이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청순 여배우 이희원.
그녀가 밤마다 자위를 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었다.
땅을 뒤덮은 폭설.
세상 사람들은 모두 희원의 흰 눈 같은 청순함에 발자국을 내고 싶어 했지만, 정작 그녀를 더럽히는 건 희원 자신뿐이었다.

“아아, 흐읏, 모자라……. 제발, 흐읏, 제발 질펀하게 쑤셔 줘……. 아읏, 제발…….”

팬티 속에 손을 넣고 음순을 마구 문질러대던 희원은 갑갑함에 협탁으로 손을 뻗었다.
희원의 유난히 희고도 기다란 손가락이 애액에 젖어 번들거렸다.
첫 번째 서랍 속 C사 화장품 파우치 속에는 메이크업 도구 대신 달걀 모양의 귀여운 바이브레이터가 고이 보관되어 있었다.
지이이잉.
희원은 바이브레이터의 실리콘 부분을 클리토리스에 흡착한 채 전원을 켰다.
처음에는 1단계만으로도 쓸 만했던 진동이 이제는 MAX 상태로 세기를 높여도 감흥이 들지 않았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니까.
진동을 하며 소음순을 빨아대는 바이브레이터의 성능은 전 세계의 여심을 흔들 만했지만, 스물두 살이 되도록 남자와 섹스 한 번 해보지 못한 희원의 음란 마귀를 만족시킬 수는 없었다.

“아아! 이거 아닌데…….”

몸은 달아올라 미치겠는데 달걀 모양의 귀여운 바이브레이터는 희원의 발정 난 몸을 달래주기엔 영 마뜩잖았다.
깜찍한 나만의 오르가슴은 싫었다.
육신을 뒤흔드는 천지개벽할 만한 섹스가 필요했다.

“후우……, 흡. 돌아가시겠네!”

떡을 쳐보고 싶어 미쳐버릴 것 같은데 희원이 원하는 건 달걀 디자인의 바이브레이터가 선사하는 소박한 오르가슴이 아니었다.
여자들의 집단 지성으로 이룩한 지구촌 대 히트작 흡착형 진동식 바이브레이터는 실상 그다지 똑똑하지 못했다. 논리적으로 클리토리스를 빨고 흔드는 건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육중한 남근으로 육신을 뻥 뚫리면 이 불면증도 고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녀에게 그딴 건 허용되지 않았다.
심각한 불면증 환자인 희원은 오르가슴을 느껴야만 잠에 들 수 있었는데 그녀는 바이브레이터로도 흥분을 느끼지 못하는 강철 보지의 소유자였다.

“졸려 죽겠다고…….”

희원은 마음을 굳게 먹었다. 협탁 서랍 맨 아래 칸을 연 희원은 H사 로고가 그려진 파우치를 꺼냈다.
물론 파우치 속에는 H사의 억대를 호가하는 값비싼 가방 대신 크고 대단한 물건이 들어 있었다.
말 그대로 물건이었다.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그냥 물건이 아닌, 대물(大物).
남자 고추의 흉흉하게 일어난 힘줄까지도 실감 나게 구현된 가짜 좆을 들고 희원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나 지금 뭐 하는 거냐…….”

족히 희원의 팔뚝만 한 실리콘 자지가 꺼떡거렸다. 이걸 볼 때마다 희원은 군침을 삼켰지만, 막상 넣어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남자와 제대로 키스 한 번 해보기도 전에 얼굴도 몸도 없는 가짜 백 좆으로 제 질구를 꿰뚫자니 매번 현타에 시달렸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이렇게 늙어 죽느니 아래가 찢어지는 한이 있어도 이 흉흉한 대물로 아래를 쑤셔 보고 싶었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여긴 한남동 ‘그 빌리지’였고 나는 대한민국의 청춘 여자 배우 이희원이다.
첫사랑의 청순한 이미지로 뭇 남성의 마음을 훔친 이희원이 밤마다 실리콘 좆을 들며 고민한다는 사실을 알았다가는 전 세계의 팬이 그녀를 떠날지도 몰랐다.
아니, 오히려 변태 남성 팬층이 늘어나려나.
변태로 따지자면 섹스 한 번 해본 적 없는 이희원도 변태 중에 상변태였으니 그에 관한 잡념은 이쯤에서 접기로 한다.
모르겠다.
아무튼, 오늘 역시 쉬이 잠들 수 없는 밤이었다.
요즘 들어 배우들의 약물 남용 사건이 늘어나는 바람에 희원은 마음 편히 약국에서 파는 수면 보조제도 사 먹을 수 없었다. 의사의 처방이 없는 약한 수면 보조제로는 잠이 오지 않을뿐더러.
아직도 편견이 있는 대한민국에서 톱스타가 공황장애와 불면증에 시달려서 정신과에 들락거리는 사실이 알려졌다가는 광고 계약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서 의사와 상담도 제대로 몇 번 해보지 못했다.
광고 계약 조항은 특히나 약물 문제에 있어서 깐깐했으니까.
그래서 잠을 자려면 매일 밤 오르가슴이 필요했다.
희원은 오늘만큼은 이 죽일 놈의 왕 자지를 기필코 쑤셔 넣어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스웨덴에서 공수해 온 침대는 자그마치 3억 원짜리였지만, 매트리스가 비싸다고 해서 잠이 잘 오는 건 결코 아니었다.
조신하게 누운 희원은 다리를 활짝 벌렸다. 우아한 명품 슬립 아래로 손에 쥔 왕 자지를 밀어 넣었다.
거추장스러운 팬티를 벗어 침대 밑으로 집어 던지고는 백색의 딜도 선단으로 아래를 문질렀다.

“흐응, 으응……!”

그래, 이거였다!
여기까지는 항상 성공적이었다.
클리토리스를 흡착하며 진동하는 바이브레이터고 나발이고 희원에게는 남자의 왕 좆이 필요했다.
하지만 가짜 자지에는 얼굴도 몸도 없어서 감정 이입이 되지 않았다.
따뜻한 사람의 품에 안온하게 안기면 어떤 기분일까.
그건 이딴 좆 대가리로 해결할 수 있는 감각이 아니었다.
여기서 잠깐.
희원이 대한민국 최고의 청순 여배우라고 해서 언제 어디서나 메소드 연기를 펼치는 건 아니었다.
희원의 연기력은 감독님과 촬영 기사와 편집자의 피나는 눈물의 결과가 합쳐져서 빚어낸 산물이었다.
감정 이입은 그리 쉽게 될 수 있는 노릇이 아니었다.

“누굴 상상할 수도 없고…….”

희원이 일반인이었다면 좋아하는 연예인을 상상하며 자위를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희원은 명색이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영화배우였다. 아무리 잘생겼다고 해도 함께 일하는 동료의 모습을 상상하며 수음을 하는 건 왠지 찝찝했다.
여태껏 딱히 희원의 마음을 흔들 만한 남자 배우도 없었을뿐더러.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희원은 대중들의 사랑과 빌딩 몇 채를 얻었지만, 수면과 오르가슴을 잃었다.
손에 쥔 건 얼굴도 몸도 없는 좆 대가리뿐.
캐나다로 광고 촬영을 갔을 때 매니저와 스타일리스트를 간신히 따돌려 어렵게 공수해 온 가짜 좆은 지나치게 커서 초심자의 질 구멍을 뚫을 수가 없었다.
욕심은 많아서 또 작은 건 사기 싫었는데 그게 바로 일생일대의 실수였다.
그렇다고 작은 딜도로 첫 경험을 하자니 그건 또 죽어도 싫었다.

“아이고, 아이고…….”

희원은 신음 대신 곡소리를 냈다.
먹음직스러운 게 눈앞에 있는데 구멍을 아무리 쑤셔대도 육중한 딜도는 질구를 아프게만 할 뿐, 조금이나마 오른 흥분마저 차게 식혔다.
희원은 장대한 실리콘 딜도를 신경질적으로 바닥에 집어 던졌다. 탄성이 좋은 좆 대가리가 주억거리며 탱탱볼처럼 침대 아래로 튕겨 나갔다.
희원은 다시 손으로 소음순을 조몰락거리기 시작했다.
그래라…….
차라리 이게 나았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 거라고 기구를 이용한 자위는 영 쉽지 않았다.

“……내일 일찍 일어나려면 얼른 자야 하는데.”

시계를 힐긋 쳐다보니 벌써 새벽 3시가 지나가고 있었다.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한남동 ‘그 빌리지’에 누운 자신의 신세가 처량했다.
현타가 밀려왔지만, 그렇다고 오르가슴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냥 시체처럼 비싸기만 한 침대에 누워 있다가는 오늘 역시 한숨도 눈을 붙이지 못할 게 뻔했다.
한동안 눈코 뜰 새 없이 쌓였던 스케줄 때문에 피곤해 죽겠는데도 잠은 오지 않았다. 이게 바로 불면증의 문제였다.
아무리 졸려도 잠이 오지 않는다는 것.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공감할 수 없는 상황일 터였다.
찰박찰박.
희원은 집요하게 빠른 손놀림으로 클리토리스를 세게 문질렀다.

“하앙, 아앙!”

얼굴도 몸도 없는 남자 인간을 떠올리며 보지를 비벼대자니 여린 보지 살결이 헐어버릴 지경이었다.
눈코입이 달리지 않은 자지 인간이 희원을 비웃는 것만 같았다.
이젠 익숙한 일이었다.
20분 정도 보지 구멍을 벌름거려 가면서 분홍빛 돌기를 비벼대다 보니 애액이 다시 한번 왈칵 쏟아졌다.
때는 이때다.
기회를 놓치면 근육이 생겨버린 오른쪽 어깨 승모근에 또다시 보톡스를 맞아야 할지도 모른다!
피부과 의사는 그랬다.
왜 이희원 씨의 승모근은 오른쪽만 발달하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