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고인물이 메이저리그를 깨부숨 07권
역대급 고인물이 메이저리그를 깨부숨 07권
역대급 고인물이 메이저리그를 깨부숨
07
이성적으로
역대급 고인물이 메이저리그를 깨부숨 07권
차례
Chapter 01. 월드시리즈
Chapter 02. 킬러, B.
Chapter 03. 센스
Chapter 04. 자리는 사람을 만든다.
Chapter 05. 뉴 월드
Chapter 06. 비난과 명예
Chapter 07. 4, 5.
Chapter 08. 90%
Chapter 09. Run
Chapter 10. 순간들.
Chapter 11. 뒷풀이
Chapter 12. 준비
Chapter 13. 캠프파이어
Chapter 14. 무수한 악수의 요청
Chapter 15. 좋은 사람
Chapter 16. 2047
Chapter 17. 개막전
Chapter 18. Side Effect
Chapter 19. 이유가 있다는 거지
Chapter 20. 사람은 역시
Chapter 21. 부작용
Chapter 22. 든든한?
Chapter 23. 적의 적은
Chapter 24. 맞고 뒤져라
Chapter 25. 당연하다는 듯
Chapter 26. 방심을 할 수가 없네.
역대급 고인물이 메이저리그를 깨부숨 07권
Chapter 01. 월드시리즈
3차전을 그렇게 승리하고.
“스트라이크! 아웃!”
― 아, 트래비스 워커의 커브에 그대로 배트를 돌리는 조슈아 크리스.
센티인지 티라노인지 하는 인형이 정말 도움이 된 건지, 트래비스 워커는 다저스 타선을 맞이해 6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데 성공했다.
그사이 우리는 또다시 상대 선발인 제이크 바스를 털어내는 데 성공했고.
따아악!
― 타이론 벨크! 오스틴 렌샘의 체인지업을 그대로 받아쳐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 카이저 블레인이 3루를 지나 홈으로 들어옵니다!
저쪽도 필사적인 건지, 3회까지 3실점을 한 놈을 바로 내리며 불펜을 가동시키긴 했는데….
뭐, 1선발, 2선발을 차례로 박살 내며 이미 기세가 오른 타선을 어떻게 막아낼 수 있겠어.
“베이스 온 볼스!”
― 아, 호히―언 초이는 또다시 볼넷으로 1루에 나서는군요. 이번 경기 3번째 볼넷입니다.
나는, 음.
“반가워요.”
“….”
“젠장. 이제 이것도 재미없네.”
그냥 오매불망 1루에서 날 불러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홈런도 뭐 배트가 닿아야 말이지.
아예 좋은 공은커녕 내가 타석에 들어서면 일단 공을 존 밖으로 빼기 바쁜데 뭘 할 수 있겠어.
이럴 거면 차라리 고의사구를 주지, 왜 이런 식으로 피하는 건지. 쯧.
아무튼.
따아악!
― 크리스 존슨의 타구가 중견수 방향으로 높이 떠오릅니다! 다저스타디움의 모든 이가 이 타구를 바라보고 있군요! 마운드 위의 피어스 밀튼 역시 몸을 돌려 지켜보고 있고… 네, 아웃! 아주 쉬운 플라이였지만 라이언 월터스는 세상에서 가장 조심스럽게 타구를 잡았습니다!! 환호하는 로키스! 6―3, 이것으로 그들은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자격을 획득했습니다!
4차전은 그렇게 아무런 반전 없이 우리의 승리로 끝났다.
“됐어! 됐다고!”
“이거 맞지? 정말?”
“공! 공 어딨어! 내 공!”
“공? 아.”
“너 설마?”
“하하하.”
반전이 없다 한들, 선수들의 기분까지 차분한 건 당연히 아니었고.
홈 팬들 앞에서 허탈한 듯 멍하니 덕아웃에서 껌이나 씹고 있는 다저스 선수단을 배경으로, 나를 제외한 나머지 로키스 선수단은 말 그대로 극도의 흥분에 젖어 있었다.
“초이! 너도 이리 와!”
“어?”
…가만히 있는 나까지 끌어당겨 오만 난리를 칠 정도로.
* * *
쾅! 쾅! 쾅!
“누가 NL의 챔피언이지?”
“로키스! 로키스!”
쾅! 쾅! 쾅쾅!
“누가 NL의 챔피언이냐고!”
“로키스! 로키스!”
그렇게 환호와 흥분은 라커룸으로 돌아오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이어졌다.
“악! 라이언! 옷은 입어!”
언제 옷을 벗은 건지 알몸으로 춤을 추는 놈들부터 시작해서, 어디서 구해온 건지 샴페인을 꺼내 터트리는 놈까지.
솔직히 이제야 챔피언십에서 이기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것에 불과한데 이 사람들이 왜 이러나 싶긴 했지만, 뭐, 생각해 보니 아주 이해를 못할 건 아니었다.
시즌 초까지만 해도 압도적인 언더독으로 꼽히다가 반전을 이뤄내고, 마침내 내셔널리그 챔피언 자리에까지 올랐으니 이렇게 흥분을 할 만하긴 하지.
그러니 지금은 그냥 즐기라고 놔두는 게.
“정말로 들어가서 인터뷰를 하라고요?”
“그럼요. 분위기도 좋아요.”
“아.”
“잠깐만. 그랜―트?”
“맥스?”
“실례. 이 친구가 아직 뭘 몰라서. 누굴 찾으시죠?”
“혹시 피어스 밀튼과….”
“네. 불러드리죠. 이놈부터 처리를 좀 하고. 이해할 수 있죠?”
“네. 그럼요.”
“아니, 왜, 아악.”
그 흥분의 도가니 속, 그랜트 리가 ‘금기’를 깨고 기자를 라커룸 안으로 들여보내려다 맥스에게 응징을 당하는 일도 있긴 했지만.
그렇게 소란스러운 시간이 끝나고.
슬슬 코가 라커룸에 뿌려진 샴페인 냄새에 절어 아무런 냄새를 맡지 못할 때쯤.
“후. 좋아. 어린 친구들. 이제 충분히 다 즐겼나?”
“네!”
“카이. 자네는 결코 어리지 않아.”
“하하하.”
이젠 얼추 진정된 라커룸의 분위기를 바라보면 감독이 우리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제 돌아가서 우린 월드시리즈를 준비할 거야. 아직 어린 친구들이 많아서 하는 말이다만, 몇 가지 충고를 하지.”
“우우우우―”
“쉿. 그만. 꼭 필요한 말이니 들어.”
“네!”
“자. 이제부터 월드시리즈가 끝나는 날까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정해주지. 태닝 기계에 들어가지도 말고, VR 게임 같은 몸을 쓰는 게임도 금지야, 당연히 드론 역시 금지고, 날카로운 건 들지도 마. 다림질도 마찬가지고. 세차? 내가 보낸 스파이에게 세차하는 모습이 들키면 그 사람은… 상상에 맡기도록 하지.”
그 내용이 지나치게 파격적이라 문제였지.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그런 소리가 나올 정도로.
아니, 음.
내용이 좀 지나치게 조심스러운데.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있었어.”
“뭐?”
“게임을 하거나, 드론을 날리다가 부상을 당한 선수가 있었다고.”
“…정말 있었다고?”
“있지. 아주 유명하기도 하고.”
“….”
그런 내 혼잣말을 들은 척은 곧 눈을 굴리며 내 그런 의문을 해결해 줬다.
그 외에도 재채기를 하다 허리를 다쳤다든지, 페퍼소스를 만진 손으로 눈을 비벼서 경기에 나오지 못한 선수, 자다 악몽을 꾸는 바람에 침대에서 떨어져 부상자 명단에 오른 사람까지 친절하게 예시를 들어주면서.
“뭘 그런 걸로 놀라? 여긴 메이저리그라고. Welcome to MLB, BOY.”
…그래 뭐.
니 똥 굵다.
아, 근데 매운 소스로 요리하다 씻지도 않고 눈을 비벼서 경기에 나오지 못한 건 좀 너무한데.
* * *
그렇게 승리의 순간을 만끽한 다음날.
“하아아암.”
“대체 어제 몇시까지 파티를 한 거야?”
“몰라.”
“호텔에서 그러는 것도 참.”
“너 그거 인종차별, 아니. 문화차별이야.”
월드시리즈가 열리기 전, 일단 덴버로 복귀하기 위해 아침부터 전세기에 탑승한 팀원들의 얼굴은 말 그대로 좀비 같았다.
일정이 꽤 남아서 그런지 승리를 만끽한답시고 호텔 어디를 빌려서 파티를 했대나.
비록 외부인은 없는, 말 그대로 자축에 가까운 파티였지만 오랜만에 찾아온 느슨한 시간에 다들 실컷 즐겼던 거 같은데.
달칵.
“뭐야, 데이터를 또 봐? 누가 올라올 줄 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