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s
목차
1장 대표전 (2)
2장 반역의 도시
3장 발렌시아의 남자들
4장 2학년 시작
5장 데몬즈 필드
6장 신입생 (1)
1장 대표전 (2)


콰르릉!
유피테르 드라이브를 최고 출력으로 사용해 나 자신을 하나의 번개처럼 만들었다.
시합용 아티팩트 때문에 공격 마법의 위력이 억제되고 있지만, 공격용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이 정도 출력을 내는 것도 가능했다.
“너무 빠르잖아!”
에들라메데스가 내 움직임을 눈으로 쫓으려 했다.
하지만, 에들라메데스가 눈을 움직이는 것보다 내 이동 속도가 더 빠르다.
나는 에들라메데스의 사각으로 이동하여 유피테르 드라이브의 뇌전 일부를 공격 용도로 전환해 방출했다.
“에들라메데스! 정신 똑바로 차려!”
콰앙!
바르니아의 드레스 치마가 채찍처럼 늘어나 내 공격을 받아쳤다.
지난번에도 본 적이 있던, 드레스 치마를 촉수처럼 만들어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전투법이었다.
“에리올을 얕보지 마! 우리하고 대등한 싸움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해야 될 거야!”
“그, 그 정도라고? 설마……!”
“그런 게 아니라면 카이셀이 파트너로 삼지 않았겠지!”
바르니아가 이를 까득 갈면서 나를 향해 공격을 펼쳤다.
하지만 나는 유피테르 드라이브의 속도를 활용해 그 공격을 모조리 피해 버렸다.
“이 녀석, 역시 실력이 엄청나게 늘었어……!”
“바르니아! 내가 협공을…… 윽!”
에들라메데스가 나를 공격하려 했지만, 카이셀의 공격 마법이 방해했다.
“이제는 마법진을 쓰지 못하는 모양이군, 에들라메데스.”
“카이셀……!”
카이셀과 에들라메데스가 맞붙는 걸 확인하면서, 나는 바르니아의 공격을 계속해서 피했다.
지난번에는 데스바이스의 도움을 받아야 했지만 지금은 나 혼자만의 힘으로도 대응할 수 있었다.
“에리올! 그동안 카이셀에게 특별 교육이라도 받은 거야? 어떻게 이런 초고속 전투가 가능해졌지?!”
“어젯밤 파티에서 말씀드렸을 텐데요. 숙부님한테 제대로 마법을 배운 적은 없다고요.”
전술적인 부분에서는 가르침을 받긴 했다.
하지만 카이셀이 나한테 제대로 마법을 가르쳐 준 적은 한 번도 없다. 어쩌면 카이셀보다 바르니아한테 배운 게 더 많을지도 모른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그러면 이런 마법은 어떻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건데?!”
“그냥 독학으로요.”
“거짓말이나 하고, 이 얄미운 녀석……!”
바르니아의 속도가 더 빨라졌다.
다양한 마법으로 속도를 끌어올린 것 같았다.
“혼쭐을 내 주지!”
“……!”
콰콰쾅!
드레스 자락의 움직임이 더욱 교묘해졌다.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어서 유피테르 드라이브로도 바르니아의 공격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역시 나보다 한 수 위야!’
내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건 초고대 문명의 전자계 마법이다.
바르니아의 마법보다 수준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바르니아가 나를 몰아세울 수 있는 건, 바르니아의 전투 기술이 나보다 훨씬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은 인정할 수밖에 없지.’
바르니아는 그동안 수많은 강적들과 싸워 왔다.
그 전투 경험만 생각해도 나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할 수 있다.
‘바르니아는 나보다 훨씬 높은 경지에 올라 있는 마법사야.’
하지만 지금 나에게는 무기가 있다.
격상의 상대 앞에서도 자신 있게 맞서 싸울 수 있는 무기.
초고대 문명의 전자계 마법으로 바르니아에게 맞서 싸울 수 있다.
“……!”
나는 방향을 크게 꺾으며 바르니아에게서 거리를 벌렸다.
바르니아의 드레스 촉수가 나를 향해 일직선으로 뻗어 오자, 곧바로 유피테르 드라이브를 유피테르 체인으로 전환했다.
“뭐야?!”
파직!
스파크를 튀기면서 뻗어 나간 ‘번개의 채찍’이 바르니아의 드레스 촉수를 휘감았다.
이걸로 바르니아를 감전시킬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앗……!”
파지직!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드레스 자락이 갈기갈기 찢어졌다.
드레스 촉수는 역장(力場)으로 보호되어 있었지만, 유피테르 체인으로 옭아매면 전기를 침투시키는 것도 가능했다.
그렇게 바르니아의 드레스 촉수를 무력화한 뒤 나는 지상으로 몸을 피했다.
“에리올, 너……!”
바르니아가 화난 표정으로 나를 따라 착지했다.
내 공격 탓에 치마가 상당히 짧아진 상태였다.
“이래서는 날아다니면서 싸우기 어렵잖아!”
“마법으로 어떻게든 하시죠.”
그렇게 대꾸하면서 나는 뇌전을 발사했다.
바르니아도 즉각 화염 마법으로 반격했고, 지상에서의 공방이 시작되었다.
“정말로 많이 늘었네, 에리올!”
바르니아가 거대한 ‘화염의 채찍’을 발생시키며 소리쳤다.
“뇌전 마법에 한정하자면, 웬만한 베테랑 마법사들도 너를 당해 내지 못할 거야!”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객원 교수님.”
“객원 교수 그만둔 지가 언젠데 교수님은 무슨……!”
화난 표정을 지으며 바르니아가 나에게 화염의 채찍을 휘둘렀다.
내가 사용하는 뇌전 마법을 집어삼키며 불타는 채찍이 나를 포박하려 했다.
“……!”
콰르릉!
유피테르 드라이브를 사용해 초고속으로 움직여 화염의 채찍에서 도망쳤다.
하지만 바르니아는 내 이동 방향을 예측하고 있었다.
“걸렸군!”
쿠쿵!
경기장에 설치되어 있던 엄폐용 장애물이 무너져 내리며 내 진로를 방해했다.
나는 억지로 방향을 틀어 도망쳤지만, 이번에는 그쪽에서 장애물이 무너져 내렸다.
“아무리 잽싸게 움직일 수 있어도, 이렇게 하면……!”
쿠쿠쿵!
무너지는 잔해들이 나를 향해 쏟아져 내렸다.
바르니아가 마법으로 전부 다 나한테 날리고 있는 것 같았다.
“생매장시켜 주지, 에리올!”
콰콰쾅!
건물 두세 채가 동시에 무너지는 듯한 굉음이 발생했다.
하지만, 나는 그곳에 깔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
파파팡!
내 위로 떨어져 내리던 돌덩이들이 모조리 튕겨져 나갔다.
내가 유피테르 드라이브를 해제하고 리액티브 코트를 전개했기 때문이다.
“그 방어 마법은……!”
내가 몸에 두른 흑회색 에너지의 코트를 보면서 바르니아가 눈을 크게 떴다.
“시공계 마법으로 척력(斥力)을 발생시키는 방어막을 몸에 두른 건가?!”
역시 바르니아다.
내가 무슨 마법을 쓴 건지 한눈에 알아봤다.
곧바로 나를 향해 공격 마법을 날렸지만, 리액티브 코트가 바로 튕겨 냈다.
‘바르니아의 마법이라도, 위력이 억제된 상태라면 얼마든지 튕겨 낼 수 있어!’
나는 회피 위주에서 방어 위주로 전술을 전환했다.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리액티브 코트를 유지하며 바르니아의 공격을 모조리 튕겨 내기 시작했다.
“크윽, 이 녀석……!”
바르니아가 화난 표정을 지었다.
강력한 마법을 사용하면 리액티브 코트의 방어를 뚫을 수 있겠지만, 지금은 시합용 아티팩트 때문에 제한이 걸려 있는 상태다.
실전이 아닌 시합이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접근해서…… 아!”
바로 그때, 상공에서 떨어져 내리는 그림자가 있었다.
카이셀과 맞붙고 있던 에들라메데스였다.
“에들라메데스!”
“으윽!”
쿠쿠쿵!
카이셀의 마법 폭격에 휩쓸리고 있는 에들라메데스.
그 모습을 보고 바르니아가 다급히 움직여 방어 마법으로 보호해 줬다.
“크윽, 면목이 없군!”
“됐으니까 일어서기나 해!”
땅 위에 넘어진 에들라메데스가 신음 소리를 냈고, 바르니아는 계속해서 방어 마법을 전개해 카이셀의 공격을 막아 냈다.
“숙부님!”
“협공이다, 에리올.”
에들라메데스를 쫓아 지상으로 내려온 카이셀이 공격 마법을 연사했다.
나도 리액티브 코트를 유지한 채 카이셀에게 맞춰서 공격 마법을 사용했다.
“젠장! 나도 반격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