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천재가 타격의 신이 됨 05권
수비 천재가 타격의 신이 됨 05권
수비 천재가 타격의 신이 됨
05
리비에르
수비 천재가 타격의 신이 됨 05권
차례
Chapter 01. 끝으로 향하는 시즌 - 2
Chapter 02. 시즌 종료 그리고 새로운 역사
Chapter 03. 포스트시즌
Chapter 04. 한국시리즈
Chapter 05. 우승을 향해
Chapter 06. 끝장 승부
Chapter 07. 역사의 한 페이지
Chapter 08. 시즌이 마무리 되고
수비 천재가 타격의 신이 됨 05권
Chapter 01. 끝으로 향하는 시즌 - 2
8월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 펼쳐진 레이스와 레인저스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
이 경기가 끝나면 양 팀은 포스트 시즌이 아니면 더 이상 만날 일이 없다.
그래서 양 팀은 시작부터 전력으로 맞붙기로 하고 최선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레이스가 내세운 레이예스에 대응하기 위해 레인저스가 내세운 선발은 이진우.
최근 잦은 우천 취소와 찰리의 손톱 부상으로 로테이션이 꼬이자 박영호 감독은 이참에 이 경기를 노리고 이진우의 로테이션을 조정했다.
[이진우 선수는 현재 찰리 선수가 일시적으로 빠진 상황에서 사실상의 2선발 역할을 하고 있죠.]
[네, 이번 시즌 24경기 등판해서 11승 4패. 145이닝 동안 ERA 3.72로 지난 몇 년과 비교했을 때 완전히 개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전에도 이닝 소화력만큼은 상당히 좋았었죠?]
[네, 첫 풀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3시즌 연속 규정 이닝을 채웠고 지금 페이스면 3시즌 연속 160+ 이닝도 예상되고 있죠.]
그 말대로 이진우는 이미 규정 이닝을 채웠기에 이대로 시즌을 마무리 해도 ERA 순위에 이름을 남길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이진우 선수가 ERA 18위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10개 팀에서 18위면 2선발급이라 볼 수 있겠죠?]
[맞습니다. 보통 1년에 규정 이닝 채우는 선발이 30명이 안되거든요? 그렇게 규정 이닝 채우는 선발들 보면 대부분 1,2,3선발들이고요. 그래서 18위면 사실상의 2선발이라는 말에 틀림이 없어요.]
그렇게 이진우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했다 싶은 중계진은 반대로 오늘 이진우가 상대하는 레이예스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반대로 레이예스 선수는 이번 시즌 25경기에서 13승 6패. 158이닝동안 ERA 3.30으로 12위에 위치하고 있죠.]
[2선발로 봤을때 거의 최고 수준의 기록이죠.]
└ 참고로 양팀의 에이스인 케빈이랑 한진우는 2점대 초반 찍으면서 경쟁 중.
└ 그러면 3위부터 11위까지 투수들은 2점대 중반부터 3점대 초반에 있는건가?
└ 맞음.
└ 그럼 올해 투고타저인가?
└ 투고라기에는 타자들도 스탯 쩌는 놈들이 많아서 대충 55대45의 투고타저인듯.
중계진과 야구 팬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는 사이 경기 준비가 마무리 되었다.
“저 형은 오늘도 6이닝이겠지?”
“별명이 괜히 6무원이 된게 아니니까.”
“그나저나 감독님도 답답했나보네. 백업이나 2군 멤버 올려서 채우다가 결국 널 3번으로 올린걸 보니.”
“민성이형 올려면 아직 1주일이나 남았으니까요. 누군가는 채워야죠.”
그 말을 들은 이동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장비 착용을 마쳤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너도 슬슬 외야로 넘어가.”
“네, 좀 있다가 봐요.”
그렇게 말하며 유신은 외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다른 선수들도 각자의 자리로 향했다.
[새로운 주간을 앞두고 레인저스가 엔트리 조정을 했는데요.]
[네, 일부 백업 선수들이 2군으로 내려갔고 부상에서 복귀한 임병호 선수가 다시 등록 되었죠. 또한 박민성 선수의 공백을 매꾸기 위해 2군에서 뛰고 있던 1년차 신인 장해성 선수가 등록 되었고요.]
장해성이 1군에 올라왔을 때 유신은 조금 기쁜 마음이었다.
무려 반년을 못 봤지만 그래도 입단 동기였으니까.
사실 처음 박민성이 부상으로 빠졌을때는 1군 백업 멤버가 그 자리를 채웠다.
그러나 그 선수는 간만에 찾아온 기회에서 좋지 못한 타격을 보였고, 수비에서도 불안감을 보였기에 바로 2군에서 올라왔던 백업에게 밀리고 말았다.
문제는 그 백업마저 선발로 나서자마자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박영호 감독의 한숨을 유도했다.
장해성은 그러한 과정 끝에 1군에 올라온 것이었다.
“들어보니 어차피 9월 확대엔트리때 부를 생각이었던거 같기는 했는데.”
[그래도 며칠이라도 빨리 올라오면 2군 선수 입장에선 좋은 일이죠.]
“그건 그렇지. 그러면 그동안 2군에서 얼마나 발전했는지 볼까?”
그러면서 유신은 본래 포지션인 유격수가 아닌 3루에 들어온 장해성에게 시선을 보냈다.
“3루에 들어온거 보면 연습 많이 했을려나?”
[원래 유격수를 했던 선수니 수비 센스는 있을테니까요.]
“그래도 1군 첫 경기라는 점 때문에 제 실력이 안 나올 수도 있으니까.”
[그 부분은 저 배터리도 염두에 두고 있겠죠.]
아네스의 말대로 포수석에 앉아있던 이동호는 3루수 자리에 나타난 새로운 얼굴을 보며 고민했다.
장해성은 2군에서의 기록만 본다면 아무런 하자가 없는 수비수였다.
오히려 왜 2군에 있나 싶을 정도로 안정감 높은 수비수였다.
하지만 1군은 2군과는 다른 무대였다.
[아마 장해성이 침착하게 해줄 수 있을까라는 부분에서 고민하고 있겠죠.]
“수비가 부족한 녀석은 아니니까 말이지?”
[네, 그래서 초반에 타구가 여럿 날아갈지도 모르겠어요.]
“음… 그렇다면.”
아네스의 말을 들은 유신은 잠시 고민하다가 좌익수 자리에 있는 최만호에게 약간의 전진을 지시했다.
그리고 자신도 살짝 좌익수 방향으로 움직여서 만약의 상황을 커버할 준비를 했다.
그렇게 외야에서 준비를 마칠쯤 마운드에 선 이진우가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팡!
“스트라이크!”
[초구는 바깥쪽 존에 절묘하게 걸치면서 스트라이크가 됩니다.]
[날카롭게 걸쳐서 들어왔네요. 이렇게 존에 걸치면 타자 입장에서는 난해하거든요.]
실제로 오늘 레이스의 1번 타자로 나온 백선호는 초구가 절묘하게 걸친 것을 보며 고개를 저으며 2구째를 기다렸다.
그리고 이어진 2구째는 초구보다 살짝 낮은 위치에 꽂히며 순식간에 2스트라이크를 만들었다.
“와….”
그 공을 보는 순간 타자는 생각했다.
오늘 경기는 매우 어렵겠구나.
그리고 이어진 3구째에서 갑자기 몸쪽으로 들어오는 공에 그는 맥 없이 헛스윙을 하며 물러나고 말았다.
[헛스윙 삼진! 3구 모두 존에 정확하게 들어오면서 가볍게 첫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이진우!]
[오늘 이진우 선수 제구력이 보통이 아니네요.]
└ 바깥쪽 중앙, 바깥쪽 낮은곳, 몸쪽 중앙. 3개 다 존에 걸치네.
└ 이런걸 싸가지 없다고 하는건가?
└ 이제 우리나라도 유교가 다 죽었구나. 저런 싸가지 없는 공을 던지는 투수가 있다니.
그러는 사이 레이스의 2번 타자 정태훈이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타석에 들어서며 방금 보여준 이진우의 컨트롤을 떠올렸다.
‘선호 녀석 말대로 오늘 경기는 골치 아프겠군.’
그런 생각을 하며 정태훈은 초구를 기다렸고 초구가 도달한 지점을 보고 그도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었다.
바깥쪽 높은 코스.
당연히 이번에도 스트라이크였다.
“미쳤네.”
“저도 조금 놀랍기는 해요.”
“계속 이런거 던질거야?”
“던질 수 있으면 계속 던지라고 해야죠. 그 전에 던지는 사람은 마운드에 있잖아요?”
“그래도 코스나 그런건 니가 잡아주잖아.”
“됐고 집중합시다.”
대화를 조금 더 길게 끌고 가면 피치클락에 걸릴 가능성이 높기에 이동호는 적당히 대화를 끊고 바로 2구째를 대비했다.
그리고 2구째는 순식간에 날아와서 몸쪽 낮은 코스에 들어왔다.
“하….”
순식간에 2스트라이크로 말린 타자는 이어진 3구째에 결국 가만히 서서 얼어붙을 수 밖에 없었다.
[바깥쪽 높은 공, 몸쪽 낮은 공. 그리고 마무리는 몸쪽 높은 곳으로 늘어오는 커브.]
[허허, 이진우 선수 오늘 무슨 날인가요? 저런 제구력에 저런 변화구가 들어오면 타자가 할 수 있는게 없는데 말이죠.]
[아무튼 이진우 선수가 단 6개의 공으로 순식간에 2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냅니다.]
[이어서 타석에 한석우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네요.]
└ 이번에도 삼진 잡으면 오늘 진짜 큰일 벌어질거 같은데.
└ 아무리 그래도 한석우는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
레이스가 자랑하는 최고 타자.
그의 등장에 중계를 보는 팬들은 이 승부가 어떻게 흘러갈지 기대했다.
딱!
“파울!”
그러든 말든 이진우는 차분하게 자신의 공을 던졌고 또 한번 바깥쪽을 노리고 들어온 공을 한석우가 건드리며 파울이 되었다.
[파울이 나왔는데 오늘 이진우 선수의 공을 처음 건드린거죠?]
[네, 앞선 타자들이 공을 건드리지 못했기에 지금 한석우 선수가 처음 건드렸죠.]
마운드에 있던 이진우는 초구부터 파울이 된 것을 보며 역시 한석우는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유신이 나타나기 전까지 KBO 최고의 신성이라는 타이틀은 그의 것이었다.
그런 타자였기에 이진우는 작년까지 한석우를 만나기만 하면 얻어맞았다.
레이스라는 팀이 기본적으로 강하다는 점도 있지만 한석우는 그 이상으로 뛰어난 타자였다.
‘하지만 지금의 유신이를 보면 한석우는 귀여운 수준이지.’
거기에 이진우도 과거보다 발전했다.
이진우는 그런 생각을 하며 이동호의 미트 위치를 보며 공을 던졌다.
팡!
“스트라이크!”
주심의 우렁찬 목소리에 이진우는 작은 웃음이 나왔다.
이동호가 요구한 높은 코스에 정확히 들어간 공에 한석우가 배트를 내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2스트라이크라는 압도적 우위를 잡은 상황.
그리고 이 상황에서 이진우가 던질 수 있는 공은 수 없이 많았다.
그렇기에 망설임 없이 바깥쪽 낮은 코스를 노리고 3구째를 던질 수 있었다.
이진우가 던진 공이 바깥쪽 낮은 코스로 향하는 것을 보자 한석우도 바로 스윙을 시작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급격하게 떨격하게 떨어지는 공에 한석우는 크게 헛스윙을 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