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혈의 오버로드
철혈의 오버로드
[8권]
제128장. 렙업이나 하자
제129장. 본 드래곤 in 서울
제130장. 퀘스트 발동!
제131장. 라비린토스 대미궁(大迷宮)
제132장. 대검호 투젠바흐
제133장. 내 차례다, 영감
제134장. 습득, 오클로마인드!
제135장. 곽정, 도망치다.
제136장. 강철인 vs 본 드래곤
제137장. 전화위복!
제138장. 뇌신의 전당
제139장. 팀 브라우저
제140장. 강철인 vs 카이포스
제141장. 급변하는 정세
제142장. 전쟁의 서막
철혈의 오버로드
제128장. 렙업이나 하자
“꺼져 있어라?”
강철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혼잣말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 만했다.
이 사건은 알렉스 로스차일드와 알브레히트 빌헬름의 합작품이라고 보면 됐다.
이유야 뻔했다.
핵심은 판게아의 심장, 에스메랄다 영지가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로스차일드와 빌헬름은 에스메랄다 영지를 두고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이는 중이었다.
그런 둘에게 강철인의 존재는 매우 껄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강철인이 에스메랄다 영지에 개입한다면 로스차일드와 빌헬름 모두 닭 쫓던 개가 되는 셈이었다. 사탕을 놓고 애들끼리 싸우는데 어른이 나타나 날름 가져가 버리는 그림이 나오게 될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 상황이 이해되는 것이다.
단순히 갤럭시 코퍼레이션만을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강철인을 정신없게 하려는 개수작인 것이다.
“이 쓰레기 같은 새끼들.”
강철인이 이를 갈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비열한 짓거리라는 생각 밖엔 들지 않았다.
도대체가 얼마나 그를 견제하고 싶었기에 몬스터들을 풀어놓는 짓까지 저질렀을까? 생각해보면 로스차일드나 빌헬름이나 꽤나 강철인이 두려웠던 모양이었다.
“조만간 그 참신하고 창의적인 대갈통들을 박살 내주마……..”
인정하기 싫었지만, 인정해야만 했다.
서울에 몬스터들을 풀어놓는다는 발상은 확실히 참신하고 창의적이라고 평가할 만했다. 어느 북쪽 나라의 돼지나 동원할 법한 그런 비열하고 역겨운 전술이었다.
“처, 철인 씨?”
이채린이 조심스레 다가와 말했다.
“갑자기 왜 그러세요… 안 좋은 소식이라도 있으신 건가요?”
“뭐랄까… 안 좋다기보다는…….”
“……?”
“귀엽군.”
“저, 저요……?”
이채린이 얼굴을 붉혔다.
“당신이?”
강철인이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을 지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그게 뭔 개소리야?’라고 말하는 듯한 얼굴이었다.
“저 말씀하시는 거 아니셨어요?”
“뭘 말인가.”
“ㄱ… 귀엽단… 말씀요…….”
“전혀.”
강철인이 딱 잘라 말했다.
“죄, 죄송해요…….”
“죄송할 것까지야.”
“네…….”
“아무튼… 하는 짓들이 귀여워서 아주 죽여 버리고 싶다. 이 귀염둥이들 같으니.”
강철인이 지금 막 판게아 월드를 뛰쳐나온 오우거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가 말하는 ‘귀여운 귀염둥이’들이란 당연히 로스차일드와 빌헬름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러는 사이 오우거는,
-우어? 우어어어?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우어어어~
우뚝 솟은 고층 빌딩을 향해 손가락질했다. 딴에는 빌딩을 신기하게 여기는 듯했다.
“얼씨구.”
강철인이 피식 웃었다.
살다 살다 이제는 오우거가 빌딩을 보며 신기해하는 꼬락서니까지 봐야 하다니. 이래서 세상 오래 살다 보면 더러운 꼴을 많이 본다고 하는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우어~ 우어어어~
오우거는 몇 초 동안이나 빌딩, 달리는 자동차, 건물 등등을 바라보며 신기해하더니,
-크르륵……!
강철인 일행을 발견하곤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었다.
쿵!
쿵쿵!
오우거가 내달리기 시작했다.
몬스터로서의 흉악한 본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어어?”
“모, 몬스터가…!”
“진짜… 탈출했어…?”
리버문 측에서 고용한 사설 경비 업체의 직원들은 난데없이 달려드는 오우거를 바라보며 그저 얼떨떨해할 따름이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제아무리 판게아 대륙의 존재가 지구에 알려졌다곤 해도, 평범한 사람에게 있어 몬스터란 비현실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위험을 감지하고 대응하기엔 현실이 꿈 같이 느껴지는 것이다.
‘정신 못 차리는군.’
강철인은 내심 사설 경비 업체의 직원, 그리고 경찰을 비웃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어이.”
강철인이 오우거를 향해 물었다.
“서울 구경이라도 왔나?”
물론, 오우거와 인간인 강철인 사이에 의사소통이 가능할 리 없었다.
-크아아아아!!!
오우거가 괴성을 내지르며 강철인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웬만한 자동차쯤은 한주먹에 찌그러뜨릴 위력이 담긴 주먹질이었다.
하지만 강철인의 주먹이 더 셌다.
콰앙!
강철인의 주먹이 오우거의 안면, 정확히는 코를 강타했다.
퍽!
오우거의 머리가 산산조각으로 터져 나가며,
털썩.
쓰러졌다.
그리고 오우거는 두 번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몬스터고 나발이고 골통이 완전히 박살 난 이상 움직이는 건 불가능한 일일 테니까.
“그러게 조심하지 그랬나.”
강철인이 말했다.
“방심했다간 눈 뜨고 코 베이는 곳이 서울이다.”
명불허전!
과연 서울이었다.
숲의 제왕인 오우거조차 코가 박살 나는 걸 보면 말이다.
“바,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
“나 방금 뭐 봤어?”
사설 경비 업체 직원과 경찰이 충격과 공포에 물든 눈빛으로 강철인을 바라보았다.
“큭… 큭큭…….”
“푸하하하하하!”
반면에 강철인을 아는 사람들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
특히나,
“서울이 무섭긴 하지. 암, 그렇고말고. 큭……!”
“웰컴 투 서울~!”
“괜히 지옥이 아니라니까?”
대한민국 출신의 모험가들은 강철인의 우스갯소리가 꽤나 재미있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거기.”
강철인이 용산 경찰서 현진건 경감을 불렀다.
“예?”
현 경감이 크게 당황하며 대답했다.
“알아서들 정리할 수 있도록.”
“그, 그건!”
“접근 금지명령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
“그거야… 그게 그러니까… 예…….”
현 경감은 순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를 몰랐다.
“으아아아악!!!”
“몬스터다!”
“도, 도망쳐! 도망쳐!!!”
“살려주세요!”
그러는 사이 수천 명의 관람객들이 판게아 월드 입구에서 뛰쳐나오기 시작했다.
관람객들은 하나같이 겁에 질린 얼굴이었고, 개중에는 피를 뒤집어쓴 이들도 있었다. 심지어 한쪽 팔이 날아간 채로 달리는 사람도 보였다.
“이, 이건…….”
현 경감은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
판게아 월드의 부실함을 경고하던 강 전무, 강철인의 경고는 진실이었다.
몬스터들이 판게아 월드를 뛰쳐나온 걸 눈으로 확인한 이상, 모험가들을 가로막는다는 건 머저리나 할 법한 짓이었다.
“강 전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