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하늘이시여! 어찌하여 제게 이런 잔혹한 시련을 주시나이까? '하이고! 정말 진짜 그 오랜 시간 동안 희생해온 게 얼만데, 미팅 그 좋은 미팅도 안 하고, 아니 딱 한번인가 세 번, 아니 한 열 번, 아니 너무 많아서 헤아릴 수가 없다. '어쨌든 ‘그 좋은 미팅도 조금 밖에 안 하고, 그 좋은 게임도 안 하고’ 라고 하기에는, 좀 찔린다. 시시때때로 죽자 사자고 했다. 덕택에 아이템 팔아 꽤 짭짤하게 챙기기도 했다. '또한 남들 다가는 나이트클럽도, 이틀에 한번정도는 갔었다. '아! 입시에서 떨어지는 게 너무 당연하다. 하늘이 노랗다. 이젠 정말 엄마한테 죽었다!'"하라야, 난 네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일류대 같은 건 꿈도 안 꿔. 그저 붙어만 다오. 그저 남들 다가는 대학 중간치만이라도 해다오!"'거의 반포기 상태에서 엄마는 애원하셨다. 그리고 하라는 우하하하 웃으며 그 정도야 식은 죽 먹기야! 라고 외쳤건만 결과는 떨어지는 낙엽이었다. '재수, 정말 재수 없는 재수생이 되게 생겼다.'아! 어쩌면 좋지? 틀림없이 엄마는 통곡 내지 기절하실 것이 분명했다. 틀림없이 이 세상에 더 없는 원수를 노려보듯 노려볼 것이다. 그리고 밤낮으로 들볶으며 일 년 동안 재수생이 아니라 죄수 취급할 것이 분명하다.'"아! 정말 이 지구에서 사라지고 싶다! 이 된장 맞을 서울에서 한국에서 지구에서 사라지고 싶다!"'하라는 너무도 암담한 심정에 목이 터져라 외쳤다. 남들이 자신을 이상하게 쳐다보든 말든 상관없었다. 솔직히 지금 그런 것 상관하게 됐는가? 앞날이 캄캄 절벽인데. 아무리 그냥 그냥 한눈 아니 오만 눈 다 팔아가며 대입 준비를 했다지만, 이런 삼류대학까지 떨어지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정말 죽고 싶다.'“아! 하느님 지금 당장 지구에서 저를 사라지게 해 주세요! 뿅, 하고요!”'하라는 간절하게 빌었다. 그리고 그 간절한 기원에 하늘의 목소리, 아니 웬 쉰 소리가 들려왔다.'"정말 이 지구에서 사라지고 싶나?"'"에?"'웬 도인 같은 분위기의 할아버지가 갑자기 나타나 하라에게 묻자 하라는 멍청하게 입을 벌렸다.'"정말 이 지구를 떠나고 싶으냐?"'하라는 도대체 이 할아버지는 누구야? 안 그래도 속상해서 죽겠는데 라며 속으로 짜증스럽게 생각했다. 그래서 삐딱한 눈초리로 노인을 쳐다보았다.'"그래요. 이 지구에서 사라지고 싶어요! 왜요? 할배가 나 사라지게 해주실래요? 아, 그전에 말할게 있는데 전 아픈 거 졸라 질색이니까 안 아프게, 그리고 피 한 방울 안 흘리게 사라지게 해 주세요!"'껄렁한 말투로 말하는 하라가 못 마땅한지 노인의 표정이 차갑게 변했다.'"그럼 내가 신의 뜻대로 널 지구에서 사라지게 해주마!"'"에에, 이봐요. 할배 설마 도에 대해 아십니까? 같은 사이비 종교를 저한테 포교하러 오신 건 아니겠죠?"'하라는 토종한국인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은색머리의 노인에게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 하라의 어이없는 반응에 노인의 얼굴은 분노로 붉게 타 올랐다.'